영구채·후순위채 발행 규모 4조원 육박
신종자본증권 저금리 기조에 투자처로 각광
KB금융 2%~3%초반대 발행금리로 대규모 운영자금 확보
금융지주사가 영구채와 후순위채권 발행을 통해 운용자금을 크게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금융지주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규모는 3조3200억원이다. 이달 중 하나금융지주가 4000억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할 경우 전체 발행규모는 3조7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KB금융지주의 자본확충 규모는 1조2000억원으로 지주사 중 가장 많았다. 하나금융지주는 발행 예정액을 합하면 9000억원, 우리금융지주는 7000억원, 농협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는 각각 4000억원, 3500억원에 달한다.
출처=금감원전자공시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5월 7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데 이어 이달 1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자본확충을 진행하지 않은 곳은 신한금융지주다. 신한금융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해 6월 2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 이후 지금까지 추가 자본확충을 진행하지 않았다. 다만 자회사인 신한생명이 이달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 측은 "작년같은 경우에는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이 있어서 영구채 발행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특별하게 자본확충을 할만한 이슈가 없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을 제외한 금융지주들은 자본형 채권 발행으로 자체 운영자금을 대폭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영구채 투자수요가 높아져 발행부담이 낮아진 상황"이라면서 "낮은 금리로 자본확충을 할수 있는데다 운용 규모를 늘릴 수 있어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KB금융지주는 자본확충을 올해만 세차례 진행했다. 지난 4월 2조원이 넘는 가격에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차입규모가 늘어났다고 KB금융 측은 설명했다.
KB금융은 지난달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마련한 3700억원을 푸르덴셜생명 인수 대금에 사용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채권을 차환하기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했는데 1%대 금리로 발행해 조달비용이 크게 절감됐다. 만기가 도래한 채권의 이자율은 2.074%(2000억원), 2.282%(1800억원) 수준인데 차환을 위해 발행한 채권 이자율은 1.44%(2000억원), 1.303%(2000억원)으로 매우 낮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들이 인수합병 등을 대비해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운용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