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감소 불구 전망치 상회
스타일러·건조기 실적 견인
글로벌 시장 1위 수성 기대
스타일러·건조기 실적 견인
글로벌 시장 1위 수성 기대
[LG그룹 제공]
LG전자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매출·수익성 감소에도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생활가전 사업의 선전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2분기 실적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올 2분기에도 미국 월풀을 제치고 세계 생활가전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2분기 매출 12조8340억원, 영업이익 49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7.9%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24.4%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 수 감소세를 보였지만, 당초 시장 전망치(4000억원 안팎)보다는 양호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세계 주요 매장의 락다운·셧다운, 이동제한조치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중반까지 해외 매출이 급락했지만, 5월 이후 점차 북미와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셧다운 등의 조치를 차례로 해제하면서 판매 실적도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에서 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이지며 위생가전으로 분류되는 스타일러·건조기·식기세척기 등이 실적 방어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또 무더위가 시작된 6월 초부터 에어컨 관련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 2분기에도 미국 월풀을 제치고 전세계 생활가전업체 1위를 지켰을 것이 유력하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부문의 북미 매출은 24% 수준이다.
반면 월풀의 북미 매출은 지난해 전체의 56%에 달했다. 북미보다 국내 시장이 더 빠르게 판매 회복세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하면 LG전자의 실적이 더 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가, 하반기 2위로 다시 내려갔다. 그러나 지난 1분기에 다시 H&A 사업본부가 매출 5조4180억원, 영업이익 7535억원을 거두며 월풀을 큰 차이로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매출은 2000억원 이상 앞섰고, 영업이익은 4000억원 이상으로 차이를 벌렸다.
코로나19의 영향을 온전히 받은 2분기에는 글로벌 생활가전 업체들의 매출,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하락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높은 월풀에게 불리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밖에도 LG전자의 BS(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는 비대면 회의, 온라인 개학 등의 영향으로 노트북, 모니터 등 IT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며 호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TV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는 올림픽 등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 취소, 수요 부진 등으로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전장부품솔루션) 사업부 완성차 업체의 가동중단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란 예측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 역시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는 가전, TV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적용으로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고 건조기와 식기세척기, 세탁기 등 프리미엄 매출 호조로 하반기 및 내년 호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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