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문 무역전쟁 영향 직접 점검
현장 찾아 미래·혁신 중요성 역설
檢, 수사심의위 수용 여부에 촉각
현장 찾아 미래·혁신 중요성 역설
檢, 수사심의위 수용 여부에 촉각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코로나19 사태에 사법 리스크 등 최악의 조건에서도 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을 1조5000억원 가량 늘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재계에서는 그 배경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적극적인 현장 경영과 미래 투자에 대한 뚝심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부담에도 지난 5월에는 직접 중국 반도체 생산현장에 찾아가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사업 영향 등을 직접 점검했고, 각 사업부문을 돌며 '위기'와 '미래'를 강조하며 적극적인 혁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2분기 실적 선방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 등 시장 요인도 작용했지만 이 부회장이 전방위적인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며 위기 대응의 선봉으로 나선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총수의 이례적인 연쇄 현장 경영은 일선의 위기 대응 능력을 높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처럼 '선봉장' 역할을 자처한 데에는 현 상황이 '미증유(일찌기 없었던)'의 위기라는 인식이 깔려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원래 일상적인 사업 운영과 단기 성과 창출은 원칙적으로 전문 경영인에 맡기고, 중장기 비전을 토대로 전략적 결단을 내리는 것이 총수의 역할이라는 것이 이 부회장의 평소 지론이다.
2016년 미국 하만 인수와 2018년 18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고용 계획과 4대 미래 성장사업(인공지능(AI), 5G, 바이오, 전장부품) 지목, 2019년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2030 계획 발표 등은 총수만이 할 수 있는 역할에 해당한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신사업 논의 역시 총수의 역할로 꼽힌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 등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경영 일선에 직접 나선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최근 연쇄 현장 행보가 실적 악화에 따른 전문 경영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미래 투자를 독려하는 책임 경영의 연장 선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여전한 사법 리스크는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5일 이 부회장 등에 대한 불기소 권고를 했음에도 아직까지 검찰이 이를 수용할 지 등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서다.
만약 검찰의 심의위의 권고에도 기소를 강행할 경우 이 부회장은 1심부터 최종 선고까지 수년 간 매주 재판정에 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경우 대규모 글로벌 인수·합병(M&A)은 물론 국내·외 전략 투자, 합작 등 총수가 직접 나서야 하는 의사결정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는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삼성을 위한 도전에도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신에서도 이 부회장의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지난 3년간 이 부회장의 법적 문제로 회사는 거의 마비 상태에 놓인 것이나 다름 없었다"며 "신성장 분야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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