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車 시장 年20~25% 성장 예상
배터리 공급 부족 사태 대비 행보
배터리 공급 부족 사태 대비 행보
<현대자동차 제공>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세계 전기차 시장 '톱3'를 목표로 하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국내 배터리기업과 본격 합종연횡에 나설지 이목이 집중된다. 배터리 공급이 전기차 시장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공급망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LG화학을 비롯한 배터리 제조업체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배터리 선제 확보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현대차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수석부회장은 7일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공장에서 최태원 SK 회장과의 만남을 끝으로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3대 그룹 총수와의 회동을 마무리했다. 이번 회동에서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신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증권가 등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20~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규모가 연 평균 25%씩 성장해 2025년 182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2026년 전기차 50만대(중국 제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이러한 성장세를 따라가기엔 벅찬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애초 배터리 공급부족 시점을 오는 2024년으로 내다봤지만 현재 추세를 봤을 때 3년 가량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월에는 영국의 재규어가 배터리 공급 부족으로 일부 전기차 생산라인 가동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배터리 대란이 예고된 만큼 현대차는 국내 배터리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해 공급망을 확보해 놓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현대차와 LG화학간 합작법인 설립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LG화학,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으며, 내년부터 양산하는 순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1차 배터리 공급사는 SK이노베이션, 2차 공급사로는 LG화학을 각각 선정했다. 삼성SDI와는 25년간 교류가 없었지만 지난 5월 정 수석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만남을 기점으로 물꼬가 트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합종연횡에 나서며 채비를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제네럴모터스(GM)와 LG화학은 합작법인을 세우고 미국 오하이오주에 얼티움 배터리 공장을 건립 중에 있다. 중국 지리자동차도 LG화학과, 일본의 도요타는 파나소닉 및 중국 비야디(BYD)와 합작사를 각각 설립했다. 테슬라는 작년말 건식 배터리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맥스웰을 인수하면서 자체 개발에 나섰고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도 자체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어느 한쪽과 합작사를 세운다 하더라도 다른 배터리사와 교류가 끊길 가능성은 적다. 글로벌 기업들도 여러 배터리사와 협업을 맺고 지역별 공략에 나서는 추세다. 도요타가 파나소닉, CATL 2곳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을 비롯해 LG화학과 합작사를 세운 GM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CATL과 손을 잡았다. 테슬라도 LG화학, CATL과의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LG화학, 파나소닉, CATL의 3강 체제에 삼성SDI, SK이노베이션, BYD 등이 추격하는 형국으로 아시아권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앞으로 전기차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 및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해 이뤄졌다"며 "합작법인 설립 등에 대해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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