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심화영 기자] 대규모 유통점을 기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제21대 국회 이전에도 발의됐다 폐기된 내용이지만 외국계 대형 할인마트가 줄어드는 등 유통환경이 변한 만큼 통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유통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현행법에 따른 유통규제 주무부처를 산업자원통상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변경하고 관련된 사무를 이관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대규모점포 등의 개설을 위해 필요한 행정절차를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하자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김정호 의원실에 따르면 "현행법은 대규모점포 등의 개설을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규율하고 있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효과적으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현행법은 전통상점가의 경계로부터 1㎞ 이내의 범위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지역을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하도록 하고 있어, 지역 유통산업의 전통과 역사를 보존하려는 보존구역 제도의 취지를 달성하기에는 지나치게 작은 구역을 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현행법의 주무부처를 산업자원통상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변경하고, 대규모점포 등의 개설을 위해 필요한 행정절차를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 같은 법안은 지난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소지가 있어 자동 폐기됐다. 유통산업발전법이 국제통상법과 충돌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검토의견에 따라 지난 국회에서 발의됐던 관련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했다. WTO 비준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데 국내 대규포 점포와 마찬가지로 외국계 대규모 점포도 허가제로 바꿀 경우 법 간 충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선 그간 외국계 대형 유통점들이 속속 철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까르푸와 월마트가 국내시장에서 철수했고, 외국계 유통 채널은 사실상 코스트코 밖에 없는 등 법안에 반대할 주체가 많지 않아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WTO에 제소한다고 해도 판결에 2~3년이 걸리는 만큼 이후에 규제를 풀면 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