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 이상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 '실적 쇼크'가 우려됐으나, '언택트(비대면)' 수요 확산으로 오히려 반등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5조2000억~5조4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조4000억원)과 직전 분기(3조9900억원)보다 최대 59%, 35%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서는 이 같은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최대 7조6000억원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IBK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가 2분기 매출 48조4840억원, 영업이익 7조6220억원을 각각 거뒀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5.5% 증가한 수준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서버 중심으로 수요가 개선되어 1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투 톱 중 나머지 한 축인 SK하이닉스 역시 2조원에 근접하는 영업이익을 각각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68% 증가한 1조7088억원을 기록하며 다섯 분기 만에 1조원대에 올라섰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의 ASP(평균판매가격)가 각각 11%, 5% 상승하면서 SK하이닉스 이익이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이라며 "특히 낸드 영업이익률이 -4%로 전분기 -20%보다 크게 개선돼, 전사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보다 177%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코로나19로 때아닌 반사이익을 보면서 2분기 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풀이한다.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경제 활성화로 데이터 사용량이 늘면서 구글, 아마존 등 클라우드 업체들이 서버용 D램 구매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2분기 서버 D램 가격은 전 분기와 비교해 18% 상승했다. 재택근무 확대로 노트북 수요가 커지면서 6월 말 기준 PC D램값도 3개월 전보다 12.6% 올랐다.
다만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까지 반도체 업황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버 업체들의 재고 포화,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가 지속해서 쌓이면서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D램익스체인지는 보고서에서 "3분기 D램 계약가격은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가 과도한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상승 동력이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라며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인 수요 전망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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