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출원 세계 4위, 투자환경 유리
기업 경쟁우위 확보·新산업 창출
특허청, 5년간 1.3兆 규모 육성
"경제·산업적 파급효과 무한대"
기업 경쟁우위 확보·新산업 창출
특허청, 5년간 1.3兆 규모 육성
"경제·산업적 파급효과 무한대"
연합뉴스
#. 국내 A연구소는 2017년 12월 특허의 해외 수익화를 위해 기관투자자로부터 1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연구소는 자체 보유한 와이파이, LTE 등의 특허 기술에 대한 표준특허 풀에 가입해 해외에서 다국적 통신기업들과 로열티 협상을 벌여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A연구소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는 1년 8개월 만인 지난해 8월 투자금의 3배인 54억원의 수익을 배분받았다. 국내 연구기관이 개발한 특허를 기반으로 해외에서 라이선싱을 통해 투자자에게 수익을 안겨준 것이다.
#. 창업 2년차 스타트업 B사는 식물별 맞춤 광원장치 관련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자금부족으로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던 이 회사는 자체 보유한 특허기술의 가치평가를 통해 10억원의 기관투자를 이끌어 내며 사업화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후 기존 스마트 팜 기술 한계를 극복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1월 미국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에 초청받아 혁신상을 수상하면서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가 이어져 글로벌 시장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지식재산(IP) 금융투자'라는 새로운 투자방식을 전면 도입키로 했다. A연구소와 같이 특허기술로 투자수익을 창출하는 IP 투자시대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IP,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개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축으로 국내 기업의 유동성 위기가 높아지면서 기술기반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지원과 투자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부동산 등 유형자산이 부족한 벤처·스타트업은 특허 등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한 자금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초저금리 기조에 따라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증가하고 있고,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기금의 대체투자 확대 등 새로운 투자처에 대한 시장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식재산이 투자자, 산업계, 국가경제 모두에 유용한 대체투자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식재산은 혁신의 집약체 그 자체로 가치를 지녀,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연간 22만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세계 4위의 특허강국이면서 매년 R&D 투자가 늘어나는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지식재산 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아직 지식재산 투자 시장이 제도적으로 정착되지 못했고, 지식재산이 투자상품이 될 수 있다는 인식도 부족한 실정이다.
◇"똘똘한 특허기술에 투자해 돈번다"= 특허청이 마련한 '지식재산 금융투자 활성화 추진 전략'은 지식재산을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만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혁신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지식재산 금융투자라는 새로운 투자상품을 제시해 코로나19 사태로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식재산에 대한 투자는 투자수익 확보를 위한 수익화 활동을 증대시켜 기업의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신산업과 새로운 국부창출로 연계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자칫 유동성 위기로 외국 자본에 의해 국내 기술이 유출될 우려를 막고, 국내 핵심 기술보호와 함께 지식재산의 잠재적 시장 가치를 통해 향후 미래 먹거리 확보에 기여한다.
다만, 권리 행사 시 위험도, 가치평가의 어려움, 전문인력 및 투자경험 부족, 성공사례 희소 등은 지식재산 거래와 투자의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상황이 어렵고, 기업을 중심으로 특허비용 감소에 따른 특허활동 위축 등은 지식재산 투자시장의 성장을 제한하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특허청은 지식재산 금융에 대한 관심 증대와 민간 IP 투자기관 증가, 투자상품 출시 등을 통해 IP 투자 시장을 확충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 앞으로 5년 동안 IP금융 투자 규모를 1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키고, 지식재산 금융 비즈니스라는 신산업을 육성해 기술혁신형 일자리 2만 여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IP 금융투자 활성화는 시중 유동자금의 산업계 유입과 IP금융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시장 형성에 기여할 것이다"면서 "뿐만 아니라,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등 경제·산업적 파급효과도 엄청나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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