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의 역설`...`반짝` 소비 다시 침체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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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의 역설`...`반짝` 소비 다시 침체할 수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한 상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저희는 4인 가족인데도 다른 가족들보다 60만원 더 받았어요."

1일 대구의 한 건설업체 임원 김모 씨(52·남)는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씨 가족은 4명으로 꾸려져 있음에도 100만원이 아닌 16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가구당 재난지원금 지급액을 1인 가구 40만원, 2인 가구 60만원, 3인 가구 80만원, 4인 이상 가구 100만원으로 발표했었다. 그러나 가구원이 각자 세대를 구성한 김씨 가족의 경우 가구원당 40만원씩 총 160만원을 타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자식들은 이미 타지에 살고 있는 데다, 사업하는 아내도 출장이 잦다 보니 세대를 분리했다"며 "그 덕에 재난지원금을 남들보다 많이 받았다"고 기뻐했다.

◇"왜 100만원밖에 못 받나"= 반대로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는 박모 씨(33·남)는 아내와 자식 2명, 홀어머니까지 함께 살고 있는데도 재난지원금은 100만원을 수령하는 데 그쳤다. 박씨는 "가구원 수에 따라 재난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면서 세대를 분리할 수 없는 우리 가족은 손해를 본 느낌"이라고 했다.

이처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 재난지원금을 두고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당이 아닌 가구를 지급 기준으로 삼으면서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자녀를 많이 둔 가족일수록 불만은 더 커진다. 남편과 결혼해 자식을 3명 키우고 있는 양모 씨(47)는 "우리는 다섯 식구인데도 재난지원금은 100만원밖에 못 받았다. 각자 나누면 인당 20만원 꼴"이라며 "전 국민에게 지급하기로 했으면 최소한 지급액만큼은 똑같이 맞춰주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2달 앞으로 다가온 사용기한= 재난지원금 사용기한이 다가오면서 반짝 상승했던 소비가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등 카드로 지급한 재난지원금 9조6000억원 가운데 약 85%(8조1600억원)는 벌써 소진된 상태다.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라 소비는 일단 회복세를 나타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인 2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마이너스(-)2.4%를 기록한 이래 3월(-8.0%), 4월(-2.2%)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5월 들어서는 1.7% 오르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사실상 코로나19 발생 전 수준으로 회복한 셈이다.

하지만 다음 달 31일 재난지원금 사용기한이 도래하면 불붙던 소비가 다시금 얼어붙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도 제기하지만, 일단 정부는 선을 긋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재난지원금은 일회성·한시적 개념으로 드린 것"이라며 "더 어려운 계층에 선택·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게 돈의 쓰임새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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