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발목 잡힌 제조업…"신산업 발굴·융합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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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제조업이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업계의 경영실적을 보여주는 영업이익률은 물론 투자심리도 위축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강국이라는 특수성을 지닌 '제조한국'이 코로나19를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신산업 발굴 및 기존 산업과의 융합을 적절히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외부감사대상 법인 3764곳을 조사한 결과, 제조업의 1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5.7%에서 3.5%로 큰 폭 하락했다. 국제유가와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석유화학, 기계·전기전자 업종의 채산성이 떨어진 탓이다. 제조업의 세전 순이익률도 전년 1분기 6.4%에서 4.5%로 하락했다. 지난해만 해도 1000원어치를 팔면 64원을 벌었던 제조기업이 올해 1분기엔 45원만 남겼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여파로 제조업의 영업효율은 물론 총 경영성과까지 고꾸라진 것이다.

일자리를 늘리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해외직접투자 규모도 급감했다. 기획재정부의 '2020년 1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은 총 126억2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3% 감소했다. 무엇보다 투자 직격탄을 맞은 것은 제조업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 수요가 위축되면서 제조업 해외직접투자액은 55.4% 감소했다.

이외에도 제조업이 위축됐다는 지표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4.5%, 전월 대비 6.0% 감소했다. 수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5.1%, 전월 대비 21.1% 큰 폭으로 줄었다. 이달 1~10일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했으나, 제조업만 떼놓고 보면 완성차(-37.0%), 자동차부품(-32.8%), 석유제품(-30.2%) 등 대부분 감소한 것이다.

설비투자전망지수(BSI)도 전년 동월 대비 21.9% 하락하는 등 투자심리도 위축돼 향후 경제성장동력이 지속적으로 약화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수요 측면에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려면 '포스트 코로나'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존 주력산업에서 나아가 인공지능(AI)·빅테이터 등 새로운 기술과 접목하는 '오픈이노베이션'(기술인수)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미애 국회예산정책처 분석관은 "글로벌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조업의 특성상 신(新)시장 개척을 통해 수요 충격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공급 측면에서도 특정국가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시장의 수요와 공급 상황에 따라 생산체제의 유연성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분석관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 주력품목만 고수하기 보다는 신산업 육성과 산업 간 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것처럼 산업지형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며 "(주력산업인) 반도체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AI기술과 관련해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차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퍼스널모빌리티(PM)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벤처투자 확대, 기업 간 M&A 활성화 등으로 신생기업에서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경제주평 자료에서 "사물인터넷(IoT)과 로봇을 비롯한 엔지니어링, 플랫폼 등을 새로운 제조업 디지털 모델로 개발하고, 디지털 기술 확보를 위해 M&A에 나서는 '디지털 변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글로벌 기업 애플처럼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을 보유한 서비스 중심 제조모델을 만들면 새로운 수익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시기를 차세대 경제·사회 구조로 재편하는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디지털 산업구조로의 재편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선제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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