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지프가 레니게이드가 올해 출시한 1.6리터 터보 디젤 엔진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프의 남성적인 이미지와 달리 레니게이드는 여성 운전자의 구매 비중이 더 높아 수요층의 다변화에도 효과를 봤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레니게이드 1.6리터 터보 디젤 엔진 모델은 지난달까지 566대가 판매됐다. 작년까지는 2.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을 판매했는데 올 1월부터는 엔진 크기를 줄여 새로 출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리터 모델 판매량(433대) 대비로는 30.2%가 늘어 엔진 다운사이징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
엔진을 줄이면 연비 효율이 높아지고 경량화로 이어진다는 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등이 있다. 최근에는 국내외 시장을 막론하고 다운사이징 엔진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실적이 늘어난 데는 엔진 크기를 줄이면서 가격대가 낮아진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기자기한 박스형의 디자인으로 여성 운전자들로부터 많은 선택을 받았다.
올해 판매된 차량 중 여성이 구매한 비중은 44.5%(252대)로 남성(35.3%, 200대)보다 높았다.지프가 오프로드 차량의 대표로 꼽히는 만큼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한 데 레니게이드에서 여심을 잡았다는 것은 수요층을 다변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레니게이드를 제외한 차종의 경우 남성이 52.9%로 절반을 넘은 데 반해 여성 비중은 17.6%에 그쳐 법인(29.5%) 구매보다도 낮았다. 지프는 레니게이드를 제외한 모든 차종에서 남성의 구매 비중이 여성보다 높았다.
가격대가 낮아지면서 경쟁 차종이 축소된 것도 인기 배경으로 꼽힌다. 1.6리터 모델의 가격대는 3510만~3860만원으로 2.0리터 모델(4340만원)보다 500만~800만원 저렴해졌다.
4000만원대에서는 미니 컨트리맨부터 BMW X1, 벤츠 GLA, 아우디 Q3, 볼보 XC40 등 경쟁모델이 많지만 3000만원 중반대에서는 푸조2008와 2000만원 중후반 대의 르노 캡처 정도로 좁혀진다. 가격 측면에서는 덩치가 한단계 윗급인 도요타 라브4나 혼다 CR-V 등도 있지만 일본차의 시들해진 인기에 경쟁에서 한발 물어난 모습이다.
국내외 브랜드를 막론하고 소형 SUV 시장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레니게이드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현재 판매 중인 디자인은 작년 부분변경된 모델로 완전변경 모델 출시까지는 시간이 있어 대기수요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지프 관계자는 "박스카 형태의 유니크한 디자인과 엔진 크기가 작아지면서 가격이 합리적으로 책정된 점 등이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인기를 끈 배경"이라며 "매 분기별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올해도 베스트셀링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