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심화영 기자] 차석용 부회장이 이끄는 LG생활건강이 2분기에 61분기 연속 영업이익 성장세를 구가할 지 주목된다. LG생건은 '뷰티 맞수' 서경배 회장의 아모레퍼시픽과 대조적으로 지난 1분기 선방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2분기 선전을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다.
3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만9415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98.2% 줄었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은 3935명으로 99.2%가 줄었고, 일본인 관광객 역시 360명으로 99.9%가 감소했다.
주요 고객인 외국인 방문객 수가 급감하면서 LG생건은 한 달 여 남은 2분기 '화장품' 매출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LG생건 관계자는 "면세점 매출이 내수로 잡히는데, 실제 내수보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고객에 대한 판매 비중이 높다"면서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의 '중국고객 잡기'가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 자체 화장품 브랜드가 최근 중국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실제 LG생건은 1분기 생활용품 성장으로 최대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화장품 사업은 중국 사업 부진으로 뒷걸음질 쳤다. 코로나19에 따른 여객수요 급감으로 면세점 채널 영업에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다. LG생활건강은 중국 내 300여 개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LG생건은 지난 1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6.4%, 10.0% 빠졌다. 라인별로 보면 '후'는 1분기 매출이 8% 감소했다. 그동안 '차석용 매직'을 이어오는 데 절대적 역할을 해 온 것은 화장품부문이다. 중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LG 화장품 브랜드는 '후'다. 후의 활약은 독보적이다. 지난해 연간 2조583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대비 10분의 1 이하 수준이고, 4월부터는 전체 입국자들에 대한 자가 격리 시행으로 면세점 관련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미주·유럽 등지로도 확산되면서 비중이 크지는 않으나 사업 확대가 진행되는 미주 사업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자상거래법 강화 및 따이공(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농산물과 면세품을 소규모로 밀거래하는 보따리상)의 활동 위축과 '후'를 잇는 세컨드 브랜드의 부재가 LG생건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후'의 차별화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상대인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최근 '퍼펙팅 메이크업 라인'을 내놓고 보다 폭넓은 세대를 겨냥하는 이미지로 탈바꿈을 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