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솔루션 '다이버' 시장 1위
쇼핑·게임 분야 시장 확대 추진
쇼핑·게임 분야 시장 확대 추진
데이터 산업 현장을 가다
⑮ NHN다이퀘스트
"온라인쇼핑몰들이 IT 비용절감을 위해 도입했던 검색엔진이 이제 쇼핑의 필수 관문이 됐듯이, 챗봇도 같은 과정을 거칠 것이다. 금융·유통 등 산업현장에서 챗봇이 필수 사업 무기로 쓰이는 사례를 만들어 '챗봇2.0 시대'를 열겠다."
NHN다이퀘스트(대표 강락근·사진)가 챗봇을 비롯한 자연어처리 기술산업 도약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NHN다이퀘스트는 2000년 3월 서강대 학내벤처로 설립돼 올해 20주년을 맞은 국내 대표 자연어처리 기술기업이다.
외산 제품 일색이던 당시 한글에 최적화된 검색엔진 개발을 목표로 서강대와 포스텍 연구진이 창업에 도전했다. 현재 회사는 154명 직원 중 72%가 개발인력인 연구중심 기업으로, 작년 1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NHN과 협력관계를 이어오다 2017년 지분인수를 거쳐 자회사로 편입됐다.
국내 기업용 검색솔루션 시장은 2000년대 초·중반 100여개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과열경쟁이 벌어졌지만 이제 4~5개 정도가 남았다. 2000년대 초반 원천기술 없이 외산 검색솔루션을 들여와 서비스에 적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재는 국산 검색솔루션으로 대부분 대체됐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검색솔루션은 온라인 산업의 필수 관문으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쇼핑의 경우 초창기 메인페이지에서 60~70%의 매출이 나왔지만 현재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원하는 상품을 검색해서 구매한다. 실제 온라인쇼핑몰 매출의 50% 이상이 검색을 통해 일어난다. 과거 데이터 저장·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검색엔진을 도입했던 온라인쇼핑몰들은 이제 더 많은 상품을 팔기 위해 검색엔진을 사용한다. NHN다이퀘스트의 지능형 상품검색 솔루션 '다이버'가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강락근 NHN다이퀘스트 대표는 "온라인쇼핑에서 검색은 이제 판매채널이 됐다"면서 "방어도구가 아닌 공격무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AI 챗봇을 비롯한 자연어처리 솔루션도 공격무기로 기업 성장에 도움을 주도록 만들겠다는 게 강 대표의 목표다. 현재 챗봇 시장은 검색엔진 초기와 비슷한 상황으로, 200~300개 솔루션이 난립해 경쟁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원천기술 없이 외산 엔진을 활용해 솔루션을 내놨다. 자체 기술이 없으면 시장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는 만큼 차츰 정리될 것이라는 게 강 대표의 전망이다. 강 대표는 "챗봇산업 전체가 도약하려면 검색엔진처럼 핵심 사업도구가 돼야 한다"면서 "콜센터 효율화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성공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알파고 쇼크로 인한 AI 붐에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챗봇산업은 또 한번의 기회를 맞았다. 비대면 기술 수요가 늘면서 1분기 챗봇 도입문의가 작년 같은 기간의 4~5배에 달했다.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제대로 기술의 힘을 발휘해 국내 산업경쟁력 향상을 돕겠다는 각오다.
강 대표는 "일단 금융에 집중해 성공모델을 만들고 쇼핑·게임 등 다른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라면서 "챗봇·AI 적용에 필요한 학습데이터 수집·관리·정제와 학습과정을 스스로 하기 힘든 기업들을 위해 관련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3월 내놓은 챗봇 솔루션 최신 버전 '인포채터3'가 서비스 사업의 시작이다. 고객은 최소한의 관리만 하면 되도록 서비스를 설계 중이다. 콜센터 등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확보된 데이터를 서비스와 마케팅에 활용하는 CRM(고객관계관리) 빅데이터 심층분석 수요도 많다. 회사는 빅데이터 통합분석 플랫폼 '디플랫폼'으로 이를 지원한다. 텍스트나 음성 형태의 자연어에 이미지를 융합해 쓰임새를 넓히는 시도도 시작했다. 온라인쇼핑몰에서 '빨간색 운동화'를 검색하면 텍스트 검색으로 운동화, 이미지 필터링을 통해 빨간색을 찾는 식이다.
강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교육 등 곳곳에서 챗봇과 AI의 역할이 커질 것에 대비해 인력확충과 데이터 전문기업과의 협력을 추진 중"이라면서 "많은 사업을 하는 것 보다 제대로 된 사례를 발굴해 후발기업들이 커 나갈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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