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고3·중3 사상첫 온라인개학
원격수업 불안감 품은 채 시행
원격수업 불안감 품은 채 시행
온라인 개학을 하루 앞둔 8일 서울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자택에서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예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9일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지만, 원격수업이 제대로 이뤄질지 학부모들도 교사들도 불안하다. 학습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단순히 기기만 제공할 것이 아니라 학습 도우미 등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교육부에 따르면 9일 고3·중3부터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다. 이후 16일에는 고 1∼2학년, 중 1∼2학년, 초 4∼6학년으로 원격수업이 확대된다. 오는 20일에는 초 1∼3학년이 온라인 개학에 나선다.
원격수업은 실시간 동영상 연결로 수업을 진행하는 '실시간 쌍방향형', EBS 등 동영상 수업을 보고 토론 등을 하는 '콘텐츠 활용형',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형' 등 세 가지 방식 중 각 교사가 채택해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수업을 들을 기기가 없는 학생이 최소 22만여명에 달하는 등 원격수업에 필요한 도구가 불충분한 상태다.
교육부가 전국 시·도 교육청을 통해 조사한 결과, 원격수업에 필요한 기기가 없는 초·중·고생은 총 22만3000명(3월31일 기준)에 달했다.
교육부는 기기가 없는 학생들에 대여해 줄 스마트기기를 총 32만1000대 확보했기 때문에 기기 부족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도 교육청과 학교가 23만대, 교육부가 5만5000대를 확보했고, 삼성전자·LG전자가 3만6000대를 기증한 상태다. 기기는 교육급여 대상자 등 저소득층에게 최우선으로 대여될 예정이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 한부모·조손가정의 초등학생 자녀 등에는 단순히 기기만 제공해서는 원격수업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 소재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한 학부모는 "아직 어린 아이에게 스마트기기를 쥐어주기만 하면 알아서 수업을 들을 거라고 생각하면 현실을 너무 모르는 거다"면서 "단순히 기기만 제공할 게 아니라 도우미 등 인력을 지원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매일 휴가를 내서 아이 옆에 붙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참교육학부모회도 전날 교육부 장관에게 의견서를 전달하면서 "방과 후 강사나 대학생을 '온라인 학습도우미'로 각 가정에 파견해야 학습 사각지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교사들의 우려도 크다. 교사들에게는 학습자료와 과제를 공지·공유하고 출석을 관리할 학습관리시스템(LMS)이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 당국이 제공하는 LMS 중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e학습터'는 지난 3일 새벽 2시부터 밤 9시 사이에 교사들이 업로드한 자료가 모두 사라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또 다른 LMS인 EBS의 'EBS 온라인클래스' 역시 접속이 원만하지 않다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EBS 온라인 특강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EBS 초등사이트와 중등사이트가 모두 접속불가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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