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효자동서 첫 거리유세 시작
"경제 나빠지고 청년 일자리 고통
못 살겠다는 국민들의 분노 확인"
조국 논란 등 정권 심판에 무게
"경제 나빠지고 청년 일자리 고통
못 살겠다는 국민들의 분노 확인"
조국 논란 등 정권 심판에 무게
연합뉴스
"바꿔야 산다."
공식 선거 운동 시작일인 2일 오전 11시 35분 청운효자동의 한 골목.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유세 현장은 현 정권의 실정을 알리는 '광장'이었다. 황 대표는 "존경하는 종로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말 안녕하십니까. 안녕하고 싶은데 못하시겠죠. 왜 그러십니까. 누구 때문에 그러십니까. 문재인 정권 때문이죠?"라고 유세의 말문을 열었고, 지지자들은 큰 목소리로 "바꾸자"고 화답했다.
황 대표의 화두는 '정책 실패에 대한 심판'이었다. 이날 황 대표는 통합당 상징색인 분홍색 점퍼에 남색 바지, 형광색 섞인 회색 운동화 등 편안한 복장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황 대표는 도착하자마자 100여명의 지지자들 속으로 들어가 연신 주먹 인사를 나눴다.
트로트 장르의 로고송과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활용한 로고송이 흘러나왔다. 유세 차량에서는 황 대표의 단식, 삭발 등의 투쟁을 담은 사진 슬라이드 영상이 상영됐다.
유세에서 황 대표는 통합당이 국정농단 3대 게이트로 규정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및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을 차례로 언급했다. 황 대표는 "경제와 삼권분립은 무너지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 국민 뜻은 무너지고 국민의 뜻에 반하는 거꾸로 정권이자 거짓과 위선 정권"이라며 "이제는 변해야 하고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지지자는 황 대표의 발언에 "(문 정권은) 유치원에 가서 다시 배워야 한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어진 평창동 유세장에서도 황 대표는 지지자들과 주먹인사를 나누며 교감했다. 한 지지자는 기념사진을 요청했고 황 대표는 이에 기호 2번을 상징하는 브이(V) 포즈를 취했다.
평창동 유세 현장에서는 청년 지지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황 대표는 "청년 가운데 20~25%가 실업자다. 일자리를 못 찾고 있다. 머리 좋고 총명하고 지혜로운 젊은 청년들, 대학을 갔다 오고 대학원을 마쳐도 취직할 수 없는 그런 나라가 됐다"며 "청년들이 고통받는 나라, 힘들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극단적 선택도 취하는 나라가 돼버렸다"고 했다.
황 대표의 유세를 듣던 지지자들은 중간중간 박수를 치고 '황교안'을 외치는 등 호응을 보냈다. 일부 지지자는 연설을 마친 황 대표에게 다가가 '꼭 심판해달라'고 당부했다. 황 대표는 지지자가 다가오자 고개를 숙이고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을 오랜 종로 주민이라고 밝힌 시민 A씨는 "새벽부터 밤까지 나가서 일하고 들어와야지 먹고 살 수 있고 힘들어하는 청년들도 많다. 특히 사업하는 사람들은 지금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황 대표는 이날 연설이 모두 끝난 뒤에는 선거 유세 차량 주변 일대에서 야쿠르트 한 봉지를 구매했다. 황 대표는 점퍼 가슴 안쪽에 위치한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직접 야쿠르트 값을 계산하고 상인을 격려했다. 야쿠르트를 구매한 뒤에는 그 옆에 있던 양말 트럭을 찾아가 상인과 인사를 나눴다. 이후 황 대표는 다시 유세 차량에 올라 "평창동을 돌겠다. 청년 여러분들도 고맙다"고 인사하며 떠났다.
황 대표는 4·15 총선 전까지 지역 유권자들과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골목 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날 새벽에도 종로구 옥인동 마을버스 종점을 찾아 버스 기사들의 목소리를 듣고 유권자를 만났다. 아울러 이른 새벽 장사 준비를 하고자 출근한 상인들을 만나기 위해 통인시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첫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종로는 제 마음의 본적"이라며 "시장과 현장에서 '못 살겠다'는 국민들의 분노를 들었는데 유세 현장에서도 그런 바람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내려놓고 낮은 자세, 겸손한 자세로 국민과 함께 승리의 그 길을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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