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꼼수와 반칙 정치, 표로 심판해야 한다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  
  • 입력: 2020-03-29 18:46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포럼] 꼼수와 반칙 정치, 표로 심판해야 한다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코로나 바이러스가 온 세계를 덮치면서 한국경제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민은 하루 하루를 견디는 삶을 이어간다.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은 코로나사태 때문에 가중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사태가 없었다면 한국경제가 활기를 띠었을까. 모든 걸 코로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러면 정책실패는 호도된다.

이미 한국경제는 잘못된 정책으로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반기 세계경제는 호조였지만 소득주도성장 등 반(反)기업·반시장·친(親)노동 정책을 추진하면서 세계경제 흐름을 타지 못했다. 정부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내세웠지만 주52시간제 강행과 최저임금 과속인상, 탈(脫)원전 정책 등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겪었던 IMF 환란은 불행한 일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한국경제에 축복이었다. 보통 때 같으면 반대에 부딪힐 구조조정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위기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한다. 지금은 이미 실패가 드러난 정책을 바꿀 기회다. 이런 기회를 놓치면 코로나사태가 극복된다 하더라도 경제에 활력을 찾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소득주도성장정책부터 손질하라. 탈원전을 폐기하라. 노동개혁에 힘을 쏟아라. 경제가 허물어지는데 무엇이 두려운가.

나라곳간 생각 않고 돈 풀어 경제를 살릴 수는 없다. 그동안 엄청난 돈을 뿌려 소득주도성장정책을 추진한 결과는 어땠는가. 경제에 깊은 주름살만 남겼고 국가부채만 늘렸다. 지금은 비상시기라서 재정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재정투입은 우선 벼랑 끝에 몰린 취약층과 기업생태계를 살리는데 집중해야한다. 돈 풀어 모든 국민을 돕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선의로 포장한 정책의 결과는 독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판에 총선이 코앞에 다가온다. 그러나 코로나가 정권과 정책을 비판할 기회를 막고 있다. 유권자는 선거이슈는 물론 연동형비례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투표를 해야 한다. 연동형비례제는 더불어민주당이 제1야당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을 배제한 채 이른 바 '4+1 협의체'를 동원, 선거법을 개정해서 만들어낸 희한한 제도다. 선거개혁·정치개혁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공수처법 통과를 위한 민주당의 꼼수였다.

미래통합당이 비례당(미래한국당)을 만들자 더불어민주당은 "꼼수 가짜 정당", "의석 도둑질"이라고 맹비난하면서 당 대표를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그러던 민주당이 주도해서 비례당(더불어시민당)을 만들었다. 그동안 쏟아낸 말과 행태에 사과 한 마디 없이 미래통합당의 의석 도둑질 시도를 응징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도둑 잡기 위해 도둑질에 나서겠다는 황당한 말이다. 열린민주당이라는 이름의 비례당도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돼 '조국' 수호를 외치기까지 한다. 도대체 국민을 어떻게 본다는 것인가.

선거법 개정에 합의해주고 비례정당으로 재미보려던 정의당은 후회한다고 하지만 버스는 떠났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복잡한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해 "국민은 알 필요조차 없다"고 했는데 실제로 국민은 알려고 해도 알기 어렵다. 국회의원 정수는 비례대표 47석을 포함한 300석이다,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에만 '연동형 캡(cap)'을 적용하고 17석에는 병립형비례대표가 적용된다. 구체적 의석배정공식은 더욱 복잡하다. 유권자는 자기 표가 누구에게 가는지도 모르면서 투표를 하게 되는 셈이다.

이제 지역구 후보자와 비례정당 후보자의 얼굴들이 드러났다. 비리와 부정에 연루되거나 검찰이 기소한 자의 얼굴도 보인다. 소수정파의 길을 열어준다던 연동형비례제는 올드 보이들의 국회입성을 위한 판을 깔아주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꼼수와 반칙,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판치는 정치판을 개판에 비유하는 것이다.

어쨌든 국가의 명운과 경제는 물론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불행하게도 국회의원들에게 달려있다. 정치가 혼탁해지고 정권과 정부가 무능하면 그 고통은 국민의 몫이 된다. 국민선택이 현명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