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은 첫 양적완화… 효과 높이되 부작용 최소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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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2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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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은행이 한국판 양적완화 결정을 내려 주목된다. 이날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한국은행의 공개시장 운영규정과 금융기관 대출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다음 달부터 석달 간 매주 무제한으로 RP 매입이 실시된다. 한은이 이런 식으로 유동성 지원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았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이번 조치는 사실상의 양적완화 조치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한은의 RP 매입 규모가 무제한이어서 이번 대책으로 자금이 어느 정도 풀릴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RP 매입대상의 발행 규모가 약 70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조치를 통해 최대 70조원의 자금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은이 3개월 '무제한 돈풀기'에 나선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최근 회사채 등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업 유동성에 비상이 걸리자 과감한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미국 등 주요국이 일제히 양적완화에 나선 것에 한은도 보조를 맞춘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런 돈 풀기는 일단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 자금이 넉넉해지면 기업들의 자금 상황도 호전될 것이다.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숨통을 터주어 도산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한은이 회사채 직매입까지 나선다면 기업들의 '돈맥 경화'는 크게 완화될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 돈을 엄청나게 풀었는데도 실물·금융 분야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관건은 한은이 금융사를 통해 푼 돈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으로 정확히 흘러 들어가느냐다. 만약 부동산 시장 등으로 흘러가면 투기만 부추길 뿐이다. 따라서 시중에 풀린 돈이 투기자본이 되지않도록 꼼꼼한 모니터링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존 신용보증 제도도 이 참에 재점검해야 한다. 신용보증이 안되는 기업들도 자금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금융사의 역할도 커졌다. 대출심사 기간을 최대한 줄여 하루가 급한 기업들에게 돈이 신속하게 투입되도록 신경써야 한다. 이제 양적완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려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 경제회복을 앞당겨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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