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칼럼] 코로나發 경제위기 극복하려면

권혁세 단국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前 금융감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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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2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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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칼럼] 코로나發 경제위기 극복하려면
권혁세 단국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前 금융감독원장
코로나19發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권혁세 단국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전 금융감독원장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남쪽 지역부터 봄을 알리는 각종 꽃들이 자태를 뽐내며 핀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와의 생존 전쟁으로 남도의 봄꽃 구경이나 여의도 벚꽃 축제는 엄두도 못낼 형편이다. 봄이 왔지만 봄을 느낄 수 없는 '춘래불사춘'의 상황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몸짓 하나가 지구 반대편의 금융시장에 태풍을 몰고 오는 소위 '나비효과'가 연일 세계 금융시장을 널뛰기 장세로 만들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금융 위기가 1930년대 세계대공황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처방전으로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이 과감한 금리 인하와 무제한 양적 완화를 단행하고 있지만 만성적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에 길들여진 금융시장에 별다른 효과를 주지 못하고 있다.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조바심이 난 트럼프 정부는 미국 중산·서민층에 가구당 3000달러씩 현금을 지급하고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호텔 산업과 소상공인에 긴급 경영자금을 지원하는 등 2조달러의 통큰 경기 부양 대책을 포함한 비상경제 위기대책을 연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더라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현재의 추세가 진정되지 않는 한 국경봉쇄나 주민 이동제한으로 인한 경제 위축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근본 대응책은 세계 각국이 긴밀한 공조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국가간, 지역내 확산을 막는데 있다.

세계 각국이 처한 정치·경제·문화·종교·이념 성향에 차이가 있겠지만 바이러스라는 보이지 않는 인류 공동의 적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보여준 G20 정상회의 및 재무장관회의 같은 국제공조 체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각국이 코로나 사태 대응 과정에서 획득한 정보나 임상 결과,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같은 새로운 검사 방식, 바이러스 진단 시트나 백신 개발, 국가 간 통화 스왑 체결 등 경제·금융 대책들이 앞으로 세계 각국이 공조체제를 통해 공유하고 공동 대응할 내용들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다. 현재로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가 간 봉쇄나 주민 이동제한이 상당 기간 불가피해서 그 기간 동안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충격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급선무다. 가장 시급한 것이 항공·여행업과 요식업 등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책이다. 이들 업종에는 부도 방지를 위한 긴급금융지원과 대출 만기연장 등이 필요하다.

또한,일시적 실업 발생으로 인한 생계 곤란을 막기위해 미국과 유사하게 저소득층에 한시적으로 현금이나 소비 쿠폰 지원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기업 자금 흐름 악화로 연쇄 부도가 증가할 수 있고 이 경우 자금시장이 경색될 수 있으므로 회사채 시장 등 기업자금 시장 대책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금융시장의 경우 한미 통화 스왑 체결로 큰 시름은 덜었지만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환율과 증시의 급변동을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과거 사스나 메르스처럼 언젠가는 소멸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전쟁이 끝나더라도 인류는 또 다른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러야할지 모른다.

문제는 인간의 과학이나 의술이 바이러스의 변이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어 매번 이런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바이러스가 인류가 누려왔던 생활방식, 직장근무 방식, 소비행태는 물론 산업의 구조변화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바이러스로 인해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힐 경우 얼마나 나약한 존재로 전락하는지를, 그리고 종교도 바이러스로부터 인간을 구제해주기 어렵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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