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소치겨울축제 성공 비결? 환상의 팀 있었기에 가능"

'축제 총지휘' 예술감독 유리 바시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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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2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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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 "소치겨울축제 성공 비결? 환상의 팀 있었기에 가능"
유리 바시메트


오케스트라와 실내악의 반주 악기로만 여겨지던 비올라는 바시메트(사진)에 의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었다. 그는 훌륭한 비올리스트로만 머무르지 않고, 모스크바 솔로이스츠 리더,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로 젊은 러시아 음악인의 구심점이 되어주었다. 2008년부터는 소치겨울예술축제 예술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다음은 소치에서 만난 바시메트와의 일문일답.

Q. 페스티벌 개최 도시로 소치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A. 시작은 우연이었다. 나와 모스크바 솔로이스츠는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투어를 했다. 그중 한 곳이 소치였다. 공연 후 소치 지역 관계자들이 나에게 다가와 소치 공연이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다음에도 연주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이듬해 세 개의 공연으로 페스티벌을 열었고 반응은 뜨거웠다. 이후 페스티벌을 더 구체적으로 기획하기 시작했다.

Q.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영향으로 소치겨울예술축제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A. 올림픽 때문에 더 주목받은 건 맞지만, 그전부터 사무국은 어려운 시간을 겪으며 페스티벌 발전을 위해 힘썼다. 조금씩 천천히 성장한 페스티벌이다.

Q. 성장 비결에 대한 팁을 준다면.

A. 함께 일하는 능력 있는 동료들! 우리는 환상의 팀이다.

Q. 지역 주민을 위한 페스티벌인가?

A. 타 지역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가? 시베리아나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소치를 많이 방문한다. 점점 해외 관중도 늘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스위스나 영국 등 다양한 나라 관객이 소치겨울예술축제를 찾았다.

변화를 맞은 페스티벌

Q. 이번 해에는 소치 개막 전, 모스크바 오프닝 주간을 가졌다.

A. 올해 페스티벌의 특이점은 소치가 아닌 모스크바에서도 공연한다는 점이다. 밀도 높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모스크바는 차이콥스키 콘서트홀, 자랴지에 콘서트홀, 모스크바 음악원 등 주요 공연장마다 특유의 관객층이 있다. 그래서 모스크바에서는 한 공연장만 지향하지 않았다. 반면 소치에서는 겨울극장을 중심으로 주요 작품을 펼친다.

Q. 1월 24일, 당신의 생일 때 이번 모스크바 주간이 개막했다.

A. 오랫동안 무대와 무대 밖의 경계가 내 삶에 지워져 있었다. 보통 새해와 생일은 무대에서 맞는 편이다.

새로운 예술이 탄생하는 장

Q. 2016년에 초연한 음악극 '네 별을 떠나지마'는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작품을 발전시켰다. 올해도 개막작으로 선정됐는데.

A. 이전까지 소치에서는 보기 드문 공연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소치겨울예술축제는 다양한 초연 무대를 제공해왔다. 올해도 여러 초연작을 선보였다. 작곡가 발레리 보로노프의 '타악기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헬리오스', 쿠즈마 보드로프의 '미라지(Mirage)'를 세계 초연했다.

Q. 신진 작곡가들에게는 희망이 되는 페스티벌이겠다.

A. 사실 모든 초연에는 어려움이 있다. 우리가 위촉하는 작품이 걸작이 될지, 그저 한 번만 연주되는 작품이 될지 모르지만, 기회를 준다면 각 작곡가들이 이뤄낼 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들을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다음 세대가 어떻게 숨을 쉬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들의 생각, 음악 언어, 말하고 싶은 것들 말이다.

Q. 그동안 많은 작곡가들이 당신을 위해 비올라 현대곡을 헌정하기도 했다. 현대음악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A. 동시대 음악에서 행해지는 모든 것에 관심이 있다.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에게도 많은 곡이 헌정됐다. 그는 첼로 레퍼토리뿐 아니라, 첼로라는 악기 자체를 개발한 연주자였다.

Q. '예술축제(Arts Festival)'라는 명칭처럼, 음악과 컬래버레이션 한 다채로운 예술 작품들을 만났다. 감각이 확장되는 느낌이었다.

A. 현대는 이전과는 다른 속도로 흘러가고 있다. 이제 어린아이들에게 다섯 시간 동안 극장에 앉아서 오페라를 듣도록 강요하면 안 된다. 여러 장르가 복합되면 내레이터 시간이 줄어든다. '네 별을 떠나지마'는 1시간 20분 정도의 음악극이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예술을 동시에 즐기며, 그 시간 동안 극장에 있던 관객은 풍성한 마음으로 공연장을 떠날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청중에게 세 시간 분량의 오페라를 듣게 하는 건 힘겨운 일일 테다.

Q. 당신은 1986년 모스크바 솔로이스츠를 창단했다. 소치겨울예술축제에서도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모스크바 솔로이스츠가 함께하고 있다. 이 앙상블은 당신에게 어떠한 음악적 영향을 주었나?

A. 모스크바 솔로이스츠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이며, 가족이기도 하다. 우리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걷고 있다. 이들과 함께하니 늘 다음이 기대된다.

Q. 한국 비올리스트들이 현재 유럽 주요 악단에서 활약하고 있다. 아무래도 비올리스트가 솔리스트로 활동할 가능성이 적다 보니 오케스트라 입단을 택하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젊은 비올리스트들은 젊은 시절 어떤 경험을 쌓아야 할까?

A. 지속적인 콩쿠르 도전도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연주자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좋은 연결점이라고 생각한다.

월간객석 장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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