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이 4년 연속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규제로 집 사기가 어려워지자 전세를 끼고 내 집을 마련하는 갭투자가 성행한 영향이다.
23일 부동산114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전·월세 거래 건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세 비중은 2015년 65.3%(10만2630건)로 저점을 찍은 뒤 2016년 65.5%(10만2034건), 2017년 67.9%(10만5983건), 2018년 71.5%(11만8450건), 지난해 72.4%(12만5071건)까지 4년 연속 증가 추세다.
특히 서울 집값이 급등했던 2018년에는 전세 거래 비중이 70%대로 올라서면서 전년 대비 증가 폭이 확대했다.
2015년 이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꾸준히 증가한 데다, 집값 상승기에 시세 차익을 노린 갭 투자가 성행하면서 시중에 전세 물량이 많이 풀렸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전세 비중에 반비례해 꾸준히 줄었다.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준전세(반전세)의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전체 월세 거래 비중의 하락세를 견인했다.
서울 아파트 준전세 거래 비중은 2016년 50.1%(2만6964건) 이래 꾸준히 낮아지면서 2019년 38.7%(1만8485건)를 기록했다.
준전세는 보증금이 커 전세로의 전환이 비교적 수월하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준전세 세입자 가운데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어 거래 비중이 작아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려는 월세 세입자와 대출규제·경기침체로 매매를 미루는 수요까지 더해져 서울 아파트의 전세 수요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낮은 은행 이자와 보유세 부담으로 월세 수익을 원하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전세 공급은 감소할 전망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4만여 가구가 공급되지만 양도세 비과세 거주 요건 2년을 충족하기 위해 세를 놓지 않고 입주하는 집주인들도 상당수일 것"이라며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급등으로 가계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정부의 각종 규제로 매매 시장이 위축되면서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전세 시장으로 몰릴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한 상가의 부동산 중개업소 전경.<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