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이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편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2차 추경이 편성되면 17년 만에 처음이다.
22일 관가와 정치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2차 추경 편성 필요성이 당·청을 중심으로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0일 "글로벌 경제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2차 추경의 필요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추경을 하려면 국회에서 논의해야 하는데 선거 전에는 국회가 열리기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총선 후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11조7000억원 정부 1차 추경안 심사에서 6조원 가량을 더 증액하려 했지만 야당 반대로 원안 규모에 합의하면서 2차 추경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추경 통과 전날인 지난 16일 "추경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코로나19 대책은 이번 추경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고 제2, 제3의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해 2차 추경 여지를 열어뒀다.
2000년대 들어 2001년과 2003년 2차 추경이 편성됐지만, 모두 10월에 이뤄졌다. 그러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상반기 내 2차 추경이 편성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차 추경 규모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재난기본소득 도입 여부를 포함해 올해 예산안에서 세입을 얼마나 수정해 세출로 잡을 것인지 여부에 달린 것으로 해석된다.
당정청은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는 하고 있지만, 전 국민에 현금을 지급할 지는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 재난기본소득을 일정 이하 소득 가구에만 지급한다 해도 수 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차 추경안 검토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하면 올해 하반기에 추가 세입 경정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그 피해가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물론 전 산업계로 확산할 전망이어서 2차 추경 규모도 1차에 이어 10조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지난 17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국회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추경안'이 통과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