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춘곤증엔 봄나물이 보약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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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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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춘곤증엔 봄나물이 보약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여의도의 한 증권회사에서 기업자금 관련 컨설팅을 하고 있는 A씨는 최근 몸이 쉬 피로하고 무기력해 한의원에 내원했다. 체격은 보통이며 안색은 창백한 편이었다. 맥을 보니 힘이 없고 무력했다. 이것 저것 문진(問診)을 하다 보니 유독 봄만 되면 "봄을 탄다"라고 호소를 한다. 봄철에 많은 사람이 느끼는 춘곤증이라 생각하고 기운을 돋구어 주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을 처방 해주었다.

봄철 피로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춘곤증은 질병이 아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변하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시기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여러 원인이 있으나 계절 변화로 인한 생체리듬의 변화가 주원인이다.

일조량이 늘고 기온이 오르면서 겨울에 적응했던 피부와 근육이 따뜻한 기온에 맞춰지게 된다. 이와 함께 수면과 일상생활 패턴이 변하면서 생체 리듬에도 영향을 미쳐 식욕이 떨어지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며 졸리거나 나른해 아침에 몸을 일으키기가 힘들고 자꾸 눕고 싶기만 한 증상이 바로 춘곤증이다. 겨우내 줄었던 신진대사활동이 봄이 되면서 활발해져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피로 증상이다. 하지만 이런 증후가 오랜 시간 계속된다면 다른 질병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춘곤증엔 봄나물이 보약


봄은 만물의 기운이 화생(化生)하는 계절이라 발산(發散)하는 기운이 강하다. 겨울에 땅이 얼었다 풀리는 것처럼 사람의 몸도 겨울 동안 수축되었다가 봄이 되면 풀린다. 겨우내 움츠렸던 기운이 이완되는 때이므로 우리 몸도 긴장이 풀어지고 근육이 이완되기 쉬우며, 또한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적응을 잘 못하게 되면 인체의 각종 생리기능이 흐트러지게 된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봄에 특히 간장병(肝臟病)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하였는데, 한방적인 생리로 보면 간(肝)은 근육(筋肉)을 주관하기도 하며 '파극지본(罷極之本,피로를 이기는 근본)'이라 하여 피로와도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기(臟器)로 본다. 따라서 봄에 지속적으로 피로가 엄습하거나 피곤함이 쌓여 풀리지 않으면 간장병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피로가 계속된다면 간(肝) 기능 저하로 인한 '간 피로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춘곤증은 특정한 질병이 아니라 다양한 질환에서 생길 수 있는 일종의 증상이다. 또한 이것이 많은 질환의 발생 원인이 되기도 하고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면 가급적 조기에 적당한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치료는 체내 면역기능을 높혀 주는 보약(補藥)이 큰 도움이 된다. 기(氣)가 부족해 자꾸 몸이 까라지고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에게는 기운을 돋구어 주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이 좋고, 혈(血)이 부족해 얼굴빛이 창백하고 빈혈 증세를 자주 호소하면 사물탕(四物湯)을 처방하며, 기(氣)와 혈(血)을 동시에 보할 때는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을 주로 사용한다.

음허(陰虛)로 몸의 진액이 부족해 갈증이 심하고 몸이 수척하면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이 적합하며, 양기(陽氣)부족으로 추위를 많이 타고 몸이 냉한 경우엔 녹용대보탕(鹿茸大補湯)이 대표적 처방이다. 우리 조상이 한 해의 시작인 봄에 보약으로 건강을 유지해온 지혜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몸의 정기(正氣)가 크게 허(虛)하지 않다면 제철 음식인 쑥이나 취나물 달래 두릅 돌나물 냉이 씀바귀 등의 봄나물이 보약이다. 봄나물은 강한 생기를 지녀 자연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훌륭한 선물이다. 대다수의 봄나물은 약간의 쓴맛(苦味)를 가지고 있다.

한방에서 쓴맛은 흩어진 기운을 견고히 하며, 열을 내리고 습(濕)한 기운을 맑게 한다. 또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으로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얼굴이 화끈거릴 때도 쓴맛이 몸의 과도한 열을 내린다. 그리고 쓴맛은 입맛이 없을 때 입맛을 찾아주는 고미건위제(苦味健胃劑)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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