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사진) 미래한국당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통합'에 미련을 보이고 있다. 미래한국당에 대부분 보수성향이 선명한 지원자들이 몰려있는 상황에서 안철수계까지 받아들여 외연 확장을 꾀하려 하자 당 안팎에서는 한 대표를 향한 불만도 감지된다.
한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전의 자유한국당이 미래통합당이 됐는데, 그 이름에서 나오듯 통합이라는 것은 중도보수의 통합"이라며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통합당으로 옮겨서 공천을 받고 했으니, 남아있는 안 대표와 비례를 준비하는 정당도 한국당과 연결고리가 있다고 이전부터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중도의 영역까지 온전한 통합을 이루려면 안 대표도 함께하는 것이 더 큰 보수 통합을 위해 필요하다"며 "본인은 중도 실용의 길을 가겠다고 했지만 언제든 만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연락이 오면 만나러 갈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지난 10일 안 대표에게 합류를 제안하며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안 대표는 한 대표의 통합 제의를 거부했다. 안 대표는 11일 김도식 비서실장을 통해 "대구에서 의료자원봉사를 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누구를 만날 입장과 상황이 아니다"라며 "나는 실용적 중도정치의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고 했다.
공식적으로 안 대표가 합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지만, 한 대표는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언제든 만나겠다'고 한 것도 안 대표까지 통합당에 합류한다면 보수정당의 외연 확장과 중도 끌어안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발언으로 읽힌다.
하지만 미래한국당에는 이미 544명이나 공천신청을 했을 정도로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지역구 공천에서 반문(反文)을 아우르는 통합을 했다고 보고 한국당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공병호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한 대표가 공관위 인선 방향에 대해 젊음과 전문성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는데 그 부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훨씬 큰 비중 두고 싶은 것은 전투력이다. 여당과 협상 과정에서 젊은 사람들이 자유·우파 진영의 이념을 바탕에 두고 말과 행동, 글을 통해 적극 나설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보겠다"고 했다. 한 대표의 갑작스러운 통합 제의에 지원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가뜩이나 공천 경쟁이 치열한데 안철수계마저 합류한다면 설 자리가 더 줄어들 수 있는 탓이다. 김성용 전 통합당 당협위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총선의 키워드는 통합인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한 대표가 안 대표를 향해 지역구뿐만 아니라 비례에서도 통합을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을 위해 헌신한, 그중에서도 특히 청년정치인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이 많이 발탁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미래한국당에 공천을 신청한 인사 중 상당수는 통합당 출신이거나 선명한 보수성향을 가진 인사들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송파을 지역에 출마를 준비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 유영하 변호사와 통합당 영입 인재였던 탈북민 출신 지성호 나우 대표이사 등은 물론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에서도 조동호 제1부원장, 문혜정 부원장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청년에서도 지난해와 올해 통합당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 각종 메시지 작성에 관여했던 윤주진 전 상근부대변인, 자유한국당에서 청년부대변인을 맡았던 우원재 '호밀밭의 우원재' 유투브 채널 운영자, MBC 기자 출신인 김세의 가로세로 연구소 대표, 이재홍 '지식의 칼' 유투브 채널 운영자 등이 공천을 신청했다.
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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