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사면 최대143만원 절약
2월 계약 취소후 재계약 빗발
출고기준 정책에 형평성 논란
"혜택 낮추거나 폐지 고려할때"
2월 계약 취소후 재계약 빗발
출고기준 정책에 형평성 논란
"혜택 낮추거나 폐지 고려할때"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정부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처가 국내 완성차 업계의 2월 내수판매 부진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갑작스레 꺼내든 개소세 인하 조처로 최대 143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만큼 기존 수요가 3월 이후로 밀리면서 '사상 최악'의 내수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 때마다 내놓는 개소세 인하 정책이 소비자 혼란을 부추기는 만큼 이참에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新車 효과 기대했는데…"계약 취소 후 재계약 빗발" =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 한국지엠(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2월 내수 시장 판매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21.7% 감소한 8만1722대다. 올해 1월 지난 2013년 2월 이후 약 7년 만에 10만대를 밑돈 데 이어 9만대의 벽도 무너진 것이다. 이는 2009년 1월(7만3537대)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부진이라는 게 완성차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2월 말 발표된 개소세 인하로 기존 계약을 취소하고 출고를 미루려는 문의 전화가 꽤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계약을 취소하고 다시 계약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정부가 승용차 개소세 한시 인하 등을 포함한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확정, 시행하기로 한 것은 지난 2월 28일이다. 하지만 이보다 일 주일여 앞선 20일을 기점으로 정부가 개소세 한시 인사를 재시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소비자들로선 차량 구매 시점을 미루는게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닌 상황이었다. 차량을 인도받는 시점이 늦어질 수는 있겠지만, 최대 143만원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올해는 작년 12월부로 종료된 개소세 30% 인하보다 두 배 이상 큰 폭인 70% 인하를 적용받게 된다.
◇힘들 때마다 개소세 인하…"없앨 때도 되지 않았나" = 개소세 인하는 정부가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꺼내 드는 그야말로 '단골 경기부양책'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물론, 2018년 7월 중순부터 작년 12월까지 1년 반이라는 기간 동안 이뤄졌다.
개소세 인하 효과는 분명하다. 작년 6월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7월 개소세 인하 전 11개월간 국산차 판매는 4.2% 감소했는데, 개소세 인하 후 11개월 동안(2018년 7월∼2019년 5월)에는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형평성' 논란이 자꾸만 불거진다. 개소세 인하 혜택이 '출고'를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작년 11월에 차량을 계약했더라도 올해 1월이나 2월에 차를 받는 경우 개소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차를 출고하는 시기는 자동차 업체에 달린 만큼 소비자로서는 억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올해 정부의 개소세 인하 발표에 1, 2월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2월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소급환급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는 작년 8월 계약한 후 2월 중순 차를 받아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수시로 바뀌면서 소비자들 역시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다"며 "영구적으로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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