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가 높은 과실류 비중 커져
"호재 많아 당분간 지속될 듯"
"호재 많아 당분간 지속될 듯"
우리나라 농산물의 수출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수출액은 되레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수출 단가가 높은 과실류 등 고부가가치 농산물의 수출 비중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18일 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농업·농촌경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농림축산물 수출량은 총 102만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농산물 중에선 곡류 감소 폭(11.9%)이 가장 컸다. 대신 과실류와 채소류는 각각 9.5%, 13.9% 증가했다. 축산물은 포유육류(6.9%), 가금육류(3.3%), 낙농품(0.1%) 등 모든 품목에서 증가했고, 반대로 임산물은 54.8% 감소했다.
수출량이 줄면 수출액도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4분기 기준 농림축산물 수출액은 총 18억4400만달러(약 2조2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가세를 견인한 품목은 과실류(12.3%)와 채소류(5.6%)였다. 감소 폭에 비해 수출액이 적게(35.4%) 줄어든 임산물 영향도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4분기뿐 아니라 앞선 3분기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3분기 농림축산물 수출량은 105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줄었지만, 수출액은 17억2800만달러로 5.6% 증가했다.
김충현 농업관측본부 연구원은 "포도, 감 등 과실류에서 어느 정도 단가가 올라 (수출량과는) 반대 신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산물이 수출량에 비해 수출액 감소 폭이 적은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농산물 수출에서 포도, 딸기 등의 활약이 컸다. 특히 포도 수출액은 수출 단가가 높은 청포도 품종(샤인머스켓)의 해외 수요 확대로 1900만달러를 달성, 전년 대비 46% 성장했다.
aT 관계자는 "포도는 베트남, 중국 등이 주요 수출국으로, 비중은 대략 30% 정도"라며 "수출 시기도 8월에서 11월 사이라는 점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딸기 수출액(4400만달러)도 15% 늘었다.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5년부터 중단됐던 국산 감의 베트남 수출길이 다시 열리는 등 호재로 작용할 요소가 많아서다.
앞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0일 올해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신남방·신북방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농식품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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