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장비 산업육성 중점
수출지표 '플러스'로 전환 목표
수출지표 '플러스'로 전환 목표
연합뉴스
산업부 2020년 업무계획 보고
산업통상자원부의 2020년도 업무계획은 '수출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에너지 전환 정책의 핵심인 탈(脫)원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지난해 업무계획에는 탈원전 이후 무너진 원전업계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었지만, 올해엔 그마저도 빠졌다. 원전정책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성윤모(사진) 산업부 장관은 17일 청와대에서 '도약하는 경제, 새로운 미래'라는 주제로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이번 업무보고는 산업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원회 등 경제정책을 주관하는 4개 부처가 합동으로 진행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계기로 추진 중인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 육성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소부장 자주독립'을 실현하기 위해 핵심품목에 대한 수급 불안을 완화할 것"이라며 "올해 (수출규제 품목인) '3대 품목'의 공급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고 9개 품목 기술 자립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출지표를 올해 '플러스'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기존 주력품목 외에 바이오·이차전지·친환경차 등 유망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구조를 혁신해 신산업 품목의 수출비중을 1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을 지원해 작년 18.8% 수준이었던 중소기업 수출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보고에서는 '탈원전' 이란 단어 자체가 빠졌다. 올해 산업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깨끗한 에너지'를 주제로 수소경제와 재생에너지를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9년도 업무계획에는 '원전의 단계적 감축과정에서 안정적 원전 운영이 가능하도록 원전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한 정책적 지원 확대'라는 내용이 담겼으나, 아예 빠진 것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수립한 에너지기술개발계획에 원전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세부적으로 담았다"는 입장이지만, 한 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향이 담긴 업무계획에서 빠졌다는 것은 '우선순위'가 이동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를 선언한 이후 원전산업 생태계는 고사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원전주기기 제조업체 두산중공업의 경우 원전 부문 공장가동률이 반토막이 났고, 수주잔액도 2017년 17조원대에서 지난해 13조원 수준으로 매년 줄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용 가스터빈 국산화를 통해 '새 먹거리'를 모색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전은 60여년에 걸쳐 신규원전을 건설하지 않는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비중을 감소시키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생태계 유지 및 구조전환에 대응할 시간과 기회가 있다"고 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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