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특허` 글로벌 제약서 81% 차지

국내 관련 특허 1353건 집계
외국 출원인 쏠림 현상 심화
바이러스 백신시장 장악 우려
"제약사 중심에 연구개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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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관련 특허를 외국 출원인이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출원인들이 적극적인 특허 활동을 통해 국내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발빠르게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를 계기로 보다 선제적인 바이러스 백신 기술개발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특허청에 따르면 2000년부터 우한 폐렴 확산 이전인 지난해까지 국내에 출원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관련 특허는 모두 1353건으로 집계됐다.

2000년 23건에서 '중국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되기 시작한 2003년 이듬해인 2004년 80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08년에는 103건, 2009년 86건으로 매년 꾸준히 늘었다. 이후 출원이 잠잠하다 또다시 코로나바이러스 일종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국내에 전파된 2015년 77건에서 2016년 105건, 2017년 115건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특허청 관계자는 "바이러스 특성상 유행할 때 백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기술개발이 활기를 띠면서 몇 년 간 특허출원이 활발히 이뤄지다, 이후 정체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우한 폐렴 역시 7번째로 보고된 신종 코로바이러스인 만큼 향후 변종 출현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국내 출원인의 특허출원이 뜸한 상황에서도 글로벌 제약사 주도로 외국 출원인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관련 특허출원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20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관련 특허출원 중 외국인 비중은 81%에 달해 압도적으로 많고, 다출원 10위에도 외국계 기업 및 대학이 9개사가 포함됐을 정도로, 외국 출원인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다출원 10위권에 국내 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유일하게 23건의 특허를 출원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9개 출원인은 모두 외국 출원인들이다. 이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와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가 각각 41건의 특허를 출원해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제약사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와 롤리 파마슈티컬사는 각각 29건, 15건으로 3위와 5위를 기록했다.

국적별로는 미국이 전체 출원의 62%에 달해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일본(4.6%), 영국(4.0%), 독일(3.5%) 등의 순으로 출원이 활발했다. 특히 산업체와 대학의 출원 비중이 70%를 넘는 등 이들을 중심으로 바이러스 백신 상용화 노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반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관련 국내 출원인 비중은 19%에 그쳐 절대적으로 취약한 실정이다. 특허출원도 대학과 연구기관에 집중됐을 뿐, 백신 상용화를 위한 대형 제약사들의 움직임은 거의 전무하다. 이 때문에 자칫 바이러스 백신 시장을 외국 기업에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있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우한 폐렴처럼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이가 쉽게 나타나고, 기후변화, 미생물 적응력 변화, 대내외 교역 증가 등 여러 원인의 영향으로 언제든 또다른 감염병으로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를 대비해 장기적 관점에서 바이러스 감염병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 그리고 산업체의 적극적인 협업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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