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후베이성 방문자 '입국금지'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중국 전역이 감역권인 상황에서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중국인 여행자 전체를 제한하는 '전면적 입국금지'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료계를 중심으로 중국인 입국 금지 범위를 후베이성이 아닌 중국 전역으로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바이러스 발원지로 알려진 우한시는 현재 봉쇄된 상태지만, 이미 대다수 주민이 우한을 탈출해 중국 다른 대도시로 이동한 탓이다. 빠져나간 인원은 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제일재경망과 바이두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한에서 출발한 바이두 지도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중 60∼70%는 후베이성 내 다른 도시로 이동했고, 베이징, 상하이 등으로 옮긴 경우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감염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는 지난 2일 발표한 대정부 권고안에서 "후베이성 외의 중국 지역에서 신종코로나가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지해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당국의 감시 역량, 선별 진료소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서는 2주 이내의 중국 거주자를 포함해 중국에서 들어온 모든 입국자가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를 할 수 있도록 권고하라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미국 정부는 2일 오후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했다. 후베이성에서 귀국하는 미국 시민은 별도 시설에서 14일간 지낸다. 싱가포르도 최근 14일간 중국 본토를 방문한 외국인이 입국하거나 경유하는 것을 금지한 상태다.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도 후베이성 방문자의 입국금지가 '단기적인 대책'이라고 언급하면서 추가적인 조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 한 바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정부는 오는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 거리를 이동하는 외국인 관광객.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