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늘수록 변종발생 배제못해
염기서열 변이통해 새 유전자 배열
"치명적 바이러스 변화 가능" 우려
염기서열 변이통해 새 유전자 배열
"치명적 바이러스 변화 가능" 우려
"우한 폐렴의 추가적인 변종 발생을 경계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에 대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바이러스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 특성상 사람 간 전염을 통해 또다른 변종이 생길 수 있다는 데 강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우한 폐렴이 사람 간 비말(침, 분비물)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감염이 지속적으로 확산될 경우 제2, 3의 변종을 통해 더욱 강력한 바이러스로 출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상진 안전성평가연구소(KIT) 바이오의약독성연구그룹 박사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불안정하고 쉽게 변해 다양한 돌연변이를 만드는 리보핵산(RNA) 바이러스에 속하기 때문에, 감염자가 늘어날수록 추가적인 변종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스(SARS), 메르스(MERS) 등과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바이러스 내 돌연변이가 생기면서 전염력이 한층 강해지고, 감염되지 않았던 사람에게 감염되는 형태로 발전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우한 폐렴이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6종에서 7종으로 늘어나게 됐다.
김범태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장은 "우한 폐렴의 염기서열을 보면 사스, 메르스 등과 유사하지만, 변이를 통해 전혀 새로운 형태의 유전자 배열을 갖고 있다"며 "지금까지 있지 않았던 바이러스인 만큼 언제든 또다른 변이가 생길 수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나 확진자의 치료를 위한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이가 잘 생기고, 세포 내에서 증식할 경우 변이가 더 잘 일어나고,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바뀔 수 있다"며 "사스, 메르스처럼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발병했을 때만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우한 폐렴 같이 또다른 형태로 신종 감염증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감을 갖고 국가적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이를 예방, 치료하기 위한 지속적인 기술개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진 안전성평가연구소 박사는 "신종 대유행 전염병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고, 비임상시험부터 임상시험까지 빠른 심사 및 허가로 신속하게 백신과 치료제 공급이 이뤄지도록 '패스트-트랙' 도입 등 제도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이 당장 확산이 멈춰지지 않고 적어도 2∼3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바이러스 전문가는 "우한 폐렴이 지난해 12월 말부터 1월 초에 발병한 것으로, 사스나 메르스 때와 비교해 보면 아직 초기 단계이고, 중국의 초기 대응 실패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전 세계적으로 우한 폐렴 감염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류충민 생명연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지금과 같은 확산 추세를 감안하면 쉽게 확산이 종료될 것으로 보이지 않고, 이른 봄철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한 폐렴 확산의 장기화를 피력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1개월 이내 공개 유전자 염기서열을 사용해 수 시간 내 편리하고 빠르게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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