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민자투자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려면 협약수익률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들이 지출하는 고속도로 통행료 등 시설이용 요금과 직결되는 협약수익률이 사업의 유형이나 금융시장 환경, 규모, 운영기간보다는 직전 사업을 토대로 책정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민간투자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한 협약수익률 결정요인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협약수익률은 민간투자사업을 통해 얻는 수익률로, 정부와 민간사업자 간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고속도로의 경우 국토교통부와 해당 사업자가 논의를 통해 수익률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수익률은 시설 이용료와도 직결된다. 운전자들이 이용하는 민자고속도로 요금도 이러한 협약수익률을 기초로 책정된다. 분석 결과 2007년부터 2014년 사이 민간사업 실질 세후협약수익률은 6% 전후에서 협약이 이뤄졌다. 이 중 도로사업의 경우 평균 실질 세후협약수익률은 6.76% 수준이며 철도사업과 항만사업은 평균 7.83%, 7.99%로 수익율이 8%에 육박했다.
문제는 협약수익률이 사업 특성이나 위험, 금융시장 여건, 운영기간 등을 고려해 책정돼야 하는데 직전 3개 유사 사업의 평균 수익률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금융시장 여건이나 운영기간은 민간투자사업 협약 수익률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임대형 민간투자사업의 경우 차입 가산금리가 1%포인트 변동할 때 위험 가산율이 0.17%포인트 변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운영기간이 길수록 협약수익률은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성도 두드러졌다. 민자투자사업 규모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의 건설보조금의 경우 1%포인트 증가할수록 협약수익률은 0.008~0.011%포인트 낮게 체결됐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반면 경쟁률은 수익형 민간투자사업의 협약수익률을 크게 낮추는데 기여했다. 우선협상대상자 경쟁 절차에 1개의 경쟁사가 추가로 참여할 때 협약수익률은 약 0.25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직전 3개 유사 사업의 평균 협약수익률이 민자사업 협약 수익률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이전 사업 수준으로 협약을 진행해 공무원들이 책임을 회피함으로써 협약수익률을 낮출 기회를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강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유사 사업의 수익률에 지나치게 의존해 협약수익률이 결정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사업의 유형과 특성, 위험 수준, 정부의 지원 정책이 적절하게 반영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통행료 등 시설 이용 요금 인하를 위해선 투명한 정보공개, 추진절차의 간소화,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의 보증공급확대, 탈락자에 대한 제안비용 보상 등 민간투자시장의 경쟁 유도 정책이 중요하다"면서 "민간투자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차별적이고 적극적인 협상을 통한 협약수익률 결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성승제기자 ban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