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95만대로 전년비 1.9%↓
강성 파업으로 세계 7위 유력
현대기아차 비중 80% 쏠림 심화
강성 파업으로 세계 7위 유력
현대기아차 비중 80% 쏠림 심화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작년 국내 완성차 업체가 생산한 자동차 대수가 395만대로 잠정집계됐다. 5만여 대 차이로 지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400만대를 밑돈 것이다. 2017년까지 지켜왔던 세계 자동차 생산 5위 자리는커녕 2018년 인도에 내줬던 6위 자리도 되찾기 힘든 처지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파업만 없었다면 하는 탄식이 나온다.
◇'우려 현실로'…400만대 밑돌아 7위 유력 =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작년 국내 자동차 생산은 전년보다 1.9% 감소한 395만581대다. 아직 세계 주요국의 연간 생산 현황이 집계되진 않았지만, 한국은 2018년에 이어 세계 7위 생산국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작년 1~10월 기준 인도와 멕시코가 383만6224대, 340만6844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세계 자동차 생산 순위는 각각 5, 6위다. 한국의 생산량이 뒷걸음질하는 것과 달리, 이들 국가의 생산량은 해마다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한국은 지난 2015년만 해도 세계 자동차 생산국 5위에 이름을 올렸었다. 이후 2016년 인도에 밀려 6위로 떨어진 이후 2018년에는 멕시코에도 밀려 7위로 내려앉았다. 올해도 7위를 기록할 경우 2년 연속이다.
문제는 좀처럼 순위를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은 지난 2011년 465만7094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4년째 내리막길이다.
◇'파업 없이' 5만대만 더했다면 = 작년 국내 자동차 생산이 5만여 대가 부족해 400만대를 채우지 못하면서 '파업만 없었다면' 하는 탄식이 나온다. 작년 '큰 형님' 현대차 노사가 2011년 이후 8년 만에 무분규로 임금과 단체협약을 마무리했지만, 기아차와 한국지엠(GM), 르노삼성이 변수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가 무분규로 마무리한 것과 달리, 작년의 경우 다른 업체들이 강성으로 나왔다"며 "작년 벌어졌던 파업으로 인해 생산 차질만 빚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고 했다.
기아차 노조는 작년 말 조합원을 대상으로 벌인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되자 12월 18~19일, 24일 부분파업을 벌였다. 한국GM 노조는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이 2002년 회사를 인수한 후 처음으로 전면파업을 강행하기도 했다. 당시 하루 16시간씩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수천대 규모로 업계는 추산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도 작년 12월부터 '게릴라성 파업'을 벌였다.
12월은 자동차의 연식 변경 등이 진행되는 탓에 완성차 업계의 대표적 '성수기'로 꼽히는데, 이례적인 파업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 12월 국내 자동차 생산은 전년 같은 달보다 5.4% 빠졌다.
◇'믿을 건 현대·기아차'…생산 비중 17년만에 80% = 국내 자동차 생산은 현대·기아차가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은 각각 178만6131대, 145만102대를 기록해 전체에서 45.21%, 36.71%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가 국내 자동차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17년 만이다.
현대·기아차의 작년 국내 생산은 정점을 찍었던 과거와 비교하면 최대 두 자릿수나 빠진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2년 190만5261대, 기아차의 경우 2015년 171만8467대로 최다 생산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경우 당시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1.77%였다. 과거와 비교해 작년 생산량은 감소했는데, 비중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다른 자동차 업체의 생산이 더 부진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쏠림현상'은 더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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