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 협상교착 따른 '책임론' 부상
金 강경노선 압박… 대선에 타격
재선 불발땐 비핵화협상 원점으로
이란과 충돌 사태 장기화 변수도
金 강경노선 압박… 대선에 타격
재선 불발땐 비핵화협상 원점으로
이란과 충돌 사태 장기화 변수도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중동과 함께 북한 문제를 양대 난제로 떠안고 2020년 새해를 맞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새로운 전략무기를 예고하며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재개를 시사, 최고 외교 치적으로 내세웠던 대북 성과가 타격을 입게 됐다. 앞서 미·이란 간 충돌 위기 속에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습격 사태가 발생하며 수습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황이다.
미·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 표 대북 외교에 대한 비판 및 궤도수정에 대한 목소리도 미 조야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CNN 방송은 1일(현지시간) "김정은의 보다 강경해진 노선은 트럼프와 그의 재선 캠페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의 '새로운 정책'은 미·북 정상이 모욕적 언사와 핵전쟁의 위협을 주고받던 2017년 긴장 고조 국면의 회귀를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북한이 공개적으론 협상 교착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동시에 정치적 셈법 역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 지도부의 의중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CNN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과 대선으로 인해 정치적으로 취약한 상태라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과거 전례 등에 비춰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을 타결한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후임 미국 대통령이 합의를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6자 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전에 백악관에 당도할 많은 외교적 도전과제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힐 전 차관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이 중대한 세계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 선견지명이 있는 '예고'가 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이란 무거운 대가를 치르고 얻은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자랑하며 전임 정권들이 풀지 못한 북한 문제를 푼 것인 양 해왔지만, 그 사이 북한은 활발한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고, 그 결과 장거리 미사일 기술 향상으로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들이 이 문제를 보다 일관성 있게, 그리고 보다 정직하게 다루지 않는다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힐 전 차관보는 또 다른 중대한 도전은 '중국'이라고 보았다. 북한이 예고한 '성탄 선물'을 아직 보내지 못한 것은 이마도 중국의 외교 문제와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미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수준보다는 훨씬 더 제한적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북의 무기 시험발사를 자제시키는 데 있어 중국의 외교적 노력이 성공을 거둬왔다는 설명이다. 북·중 간 이해관계 등을 제대로 파악해 대처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더힐에 기고한 '2020년에 주시할 6가지 최고 위험'이란 글에서 북한 문제를 그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이는 이제 형태를 갖추고 있는 새로운 핵 시대의 가장 당면한 도전과제"라면서 "추가 미·북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상관없이 북한이 전략무기 개발을 지속해 2020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매튜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의 목표는 미사일과 핵무기를 향상하면서 시간을 버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새로운 길' 위협에도 전쟁은 여전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파멸적 선택인 만큼 상호 억지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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