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소부장펀드'가 내년 1월 공개된다. 먼저 출시된 소부장펀드들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검증을 받은 만큼 흥행작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소부장 기업 성장에 대한 한계 우려와 전작 관제펀드인 코스닥벤처펀드가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점 등이 변수로 남아 있어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29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성장금융에 따르면 출시 예정인 소재·부품·장비 기업성장펀드의 사모펀드 위탁운용사로 DS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GVA자산운용, KTB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이 선정됐다. DS자산운용과 안다자산운용이 펀드를 복수 운용해 사모펀드 총 8개가 조성된다.
이들은 먼저 소부장 공모펀드 운용사에 선정된 골든브릿지자산운용·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과 각각 내년 1월 중순 투자자 모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펀드들은 상장·비상장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50% 이상을 투자해야 하고 중소·중견기업에 3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소부장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하위 사모펀드에 다시 분산투자하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로 4년간 환매가 금지되는 폐쇄형 펀드로 설정할 계획이다. 총 8개의 하위 사모펀드가 소부장 기업의 상장주식뿐 아니라 유동성이 떨어지는 비상장·메자닌 채권에 재투자하기 때문이다. 환금성을 보완하기 위해 거래소에 펀드를 상장해 환매도 할 수 있게 했다.
펀드규모는 총 1000억원 수준으로 공모펀드로 약 700억원의 자금을 모으고 성장금융이 약 300억원을 출자한다.
선순위로 참여하는 공모펀드 투자자는 사실상 30%까지 손실이 보전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개별 사모펀드 기준으로 약 30%의 손실이 날 때까지 후순위로 참여하는 성장금융과 중순위 사모운용사가 우선손실을 부담하는 구조다. 대신 성장금융과 운용사들은 연 5% 이상의 성과를 냈을 경우 10%의 성과보수를 가져간다.
시장에서는 기대 반 우려 반 목소리다. 일각에서는 관제주도 정책공모펀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초 정부 지원 아래 우후죽순 설정된 코스닥벤처펀드가 코스닥 주가 하락으로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소부장 섹터 상장 기업들의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라는 평가다. 소부장 기업 선정이라는 정책 약발이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이유다.
반면 손실보전이 30%까지 되는 공모펀드라는 점은 매력적이란 평가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적 재원 투입으로 투자 안정성을 살린 점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