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감·평정심, 클래식 음악서 찾아"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에게 고견을 듣는다]

전문가 수준 애호가… 오케스트라 지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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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고견을 듣는다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前청와대 경제수석


"균형감각·평정심, 클래식 음악에서 찾아"

-전문가 수준 애호가…오케스트라 지휘도

김 이사장은 '영원한 시장주의자'로 불리는 한편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시장주의자'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그의 클래식 이해와 감상의 수준은 단순 딜레탕트를 넘어선다. 우리나라 최고의 심포니오케스트라인 KBS교향악단과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적도 있다. 정식 연주회서다.

"저는 환경부 차관 시절 1년 치 티켓을 미리 구매하는 KBS교향악단 연간 회원이 됐어요. KBS교향악단이 2014년 경 난맥상을 보일 때까지 20년간 회원이었습니다. 2000년 연말 KBS교향악단에서 매월 발간하는 소식지와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교향악단을 한 번 지휘하고 싶다'는 말을 하게 됐어요. 농담처럼 했는데, 2001년 신년 어느 날 KBS교향악단에서 연락이 왔어요. '연회원을 위한 신년특별음악회'에서 아마추어가 지휘를 하는 이벤트성 행사를 마련했는데, 해볼 용의가 있느냐는 거예요. 나는 농담으로 한 얘기라며 펄쩍 뛰었지요. 거듭된 요청에 집사람과 상의해보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김 이사장이 부인을 끌어들여 사양하려 한 것은 지휘 실력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부인이었기 때문이다. 음악을 들을 때면 음악에 심취돼 손이나 나무젓가락을 갖고 지휘하는 시늉을 하는 것이 취미인데 그것을 부인이 늘 보아왔기 때문이다.

"'도대체 당신이 제정신이냐. 아마추어가 우리나라 최고의 교향악단을 지휘한다니 말이 되느냐'는 거예요. 다음날 전화를 걸어 못한다고 했지요. 그런데도 KBS에서 부득부득 하라는 겁니다. 그래서 하게 됐어요, '에라 한번 해보자, 죽기야 하겠냐'하는 심정으로.(웃음)"

당시는 외환위기 재판에서도 1심에서 무죄를 받아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휘를 했다고 한다. 언론에 보도되면서 화제가 된 것은 물론이다.

"당시 선곡한 것은 멜로디가 완전히 머리에 입력돼 있고 비교적 자신이 있는 차이콥스키의 '슬라브행진곡'이었어요. 풀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전형적인 단악장의 관현악곡입니다. 그 당시 '경제수석의 화려한 외도' '경제수석, 오케스트라의 포디움에 서다' 등 언론 관심도 상당했지요."

그 후 무역협회장을 할 때 2016년 무역협회 창립70주년 기념연주회에서 직원들의 요청이 있어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그 때는 '슬라브행진곡'과 바그너 악극 '로엔그린' 3막 전주곡 두 곡을 지휘했습니다."

"제가 지휘한 날 KBS심포니 역사상 실내에서 한 것으로는 객석이 가장 많이 찼다고 들었어요. 객석 뿐 아니라 2층에는 복도에 다 앉아야 할 정도였으니까. 세계 어떤 유명한 지휘자가 왔을 때보다도 많았다고 해요. 그 때 내가 좀 유명했거든. DJ정부에서 나를 '환란주범'으로 지목해 신문에서 대서특필 했거든요.(웃음)"

김 이사장은 "자기 분야 외에 좋아하는 문화나 예술에 관심을 갖고 즐기면 균형적 사고와 관조적 태도를 갖게 되지 않나 싶어요. 요즘 세상이 얼마나 각박하고 살벌합니까?"라며 "특히 일에 파묻혀 사는 공직자들이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하는 방법을 갖는 것이 공직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

김 이사장은 올 들어 새로운 직함을 하나 더 갖게 됐다. 실내오케스트라로서는 국내 최고 수준인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의 후원회장이 된 것. '후원회장이라는 게 돈이 있어가지고 돈 좀 내놓고 남들에게 후원 좀 하라고 해야 할 텐데, 내가 공직에서 월급생활만 한 사람이 어떻게 후원회장을 할 수 있겠냐'고 사양을 했더니 자꾸 하라고 해서 이름은 걸어놓겠다고 했지만 일단 맡은 이상 어떻게 도움이 될까 고심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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