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재정적자 무서운 증가… "위기대응 기초체력 약해져"

10월까지 통합재정수지 적자 폭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로 최대치
이 와중에 내년도 슈퍼예산 편성
60조 적자 국채 발행 계획까지
빚내서 빚갚는 과거 日 닮은꼴
외풍 맞으면 대응 어려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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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채무·재정적자 무서운 증가… "위기대응 기초체력 약해져"


올해 1~10월 통합재정수지 적자 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2011년 1월 통계 이후 최대치다. 확장재정 기조에 따라 쓰는 돈은 늘어났지만, 걷히는 세금은 되레 줄면서 나라 곳간이 비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정부는 500조 원이 넘는 내년도 슈퍼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60조 원에 달하는 적자 국채까지 발행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재정 적자가 늘어날수록 대외 위기 상황에 대처할 기초체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다른 나라 경제가 다 무너지는 와중에도 우리나라만큼은 건재했다"고 상기했다. 김 교수는 "당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재정 건전성이 좋았다. 쉽게 말해 살림을 잘 했던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세계 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드는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또다시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조달 능력은 국가의 재정 건전성에 따라 결정되는데, 국가 재정이 나빠지면 우리나라에 투자된 외화가 빠져나갈 수 있다"며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에 취약해지는, 회복 능력이 낮아지는 구조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채무가 증가하더라도 재정적자가 감소하는 모습이라면 선순환한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은 국가채무 증가속도도 빠르고, 재정적자 규모도 커지는 모습이기 때문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가까운 일본의 경우 1992년에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고령화에 따른 부양비가 높아지면서 세수가 더 이상 걷히지 않게 됐다"며 "결국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수준까지 이르렀는데, 우리나라도 일본이 겪은 상황의 초입 단계에 와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예산안이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는 식으로 쓰여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올해 국채 물량(33조8000억원) 대비 배 가까이 늘어난 60조2000억원의 적자 국채가 반영된 만큼 효율적으로 쓰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까지는 고용유발 효과가 약한 부분에 예산이 활용된 경향이 있다. 소위 분배 중심으로 쓰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기왕이면 한 단위를 투입해도 경기회복에 긍정적인, 부가가치를 높이는 분야에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며 "연구개발(R&D)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쪽으로 예산을 써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모 교수도 "기초연금이나 청년수당, 방만한 지방자치단체 선심성 예산을 줄이고, 미래 생산성과 소득을 높이는 쪽으로 예산이 활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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