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58兆 늘어 OECD 평균 상회
잇단 대출규제에 증가세 꺾였지만
부동산 투심에 주담대 13兆 급증
소득 증가율 앞서 부담 증가도
잇단 대출규제에 증가세 꺾였지만
부동산 투심에 주담대 13兆 급증
소득 증가율 앞서 부담 증가도
우리나라 가계 빚이 3분기(9월말) 기준 1570조원을 넘어섰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둔화됐지만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빠르게 늘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3분기 중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3달 전보다 15조9000억원(1.0%) 증가한 157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은 은행이나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58조8000억원(3.9%) 늘어난 것으로, 지난 2004년 2분기(2.7%) 이후 15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정부가 부동산 종합대책 및 대출 규제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부채 증가세는 작년 이후 한풀 꺾인 모습이다.
그러나 부채 총량의 절대 규모가 큰 데다 소득보다 여전히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분기 기준 186.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개 회원국 평균치(130.6%·2018년 기준)를 크게 웃돌았다.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 2분기(4.3%)·3분기(3.9%) 가계신용 증가율에 크게 못 미쳤다. 서유정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완화하고는 있지만, 2012년 이후 급속도로 늘어난 여파로 부채의 수준은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속도는 완화됐지만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는 오히려 늘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3분기 18조7000억원 증가해 2분기 증가 폭(13조3000억원)을 웃돌았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3분기 중 13조원 늘어난 게 주된 배경이다.
한은은 아파트 매매거래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서 팀장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3분기부터 비은행권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상황에서 일부 집단대출이 금리 조건이 더 좋은 은행권으로 옮겨갔다"며 "이런 요인이 비은행권 가계대출 감소와 예금은행 가계대출 증가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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