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타깃 `안심 소득제` 도입해야 복지·노동문제 한번에 해결"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고견을 듣는다]

文정부에 민노총 지분 있어, 노동개혁 못해… ILO 임의단체 목 맬 이유 없어
OECD 중 대체근로 허용 않는 국가는 韓 유일… 노동 중개기관 활성화 필요
최저임금 과속·주 52시간 등 결국 국민 누구에게도 이득되지 않는 경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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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타깃 `안심 소득제` 도입해야 복지·노동문제 한번에 해결"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고견을 듣는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前한국노동연구원장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前한국노동연구원장


박기성 교수는 노동·복지 현안을 논의하는 경사노위 체제에 대해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박 교수는 "3자 논의의 장이라는 건 코퍼라티즘(corporatism) 조합주의인데, 사회가 한 몸뚱이처럼 돼 현안을 풀자는 그럴 듯한 구조지만 전체주의로 갈 수 있다"며 "위원회야말로 몇몇 사람이 결정해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할 수 있어 하이에크가 말한 '노예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효율성과 타협 가능성도 떨어지고 결국 떼법이 승리하게 된다고 단언했다. 박 교수는 또 수많은 지적과 반발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정책전환을 안 하는 것을 들어 "오히려 잘 된 점도 있다"고 역설적으로 말했다. 이 기회에 국민들이 좌파 사회주의식 국정운영이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지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 깨달음의 끝에 희망이 솟을 수도 있다며 낙관적 입장도 버리지 않았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문재인 정부 들어 전혀 개혁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분야가 노동분야인데요.

"그게 되겠어요?(하하하) 사실은 좌파정부가 노동개혁을 더 잘 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독일 슈뢰더도 그랬고요. 그런 식으로 뭔가 국익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그럴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겠죠. 저는 기대를 접었어요. 저는 이 정부에서 노동개혁은 절대 못할 거라고 봐요, 이 정권에 민노총의 지분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눈치를 보니까. 사실은 정권의 명운을 걸고 해야 되는데, 그런 의사와 용기가 있겠느냐면 회의적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아예 생각도 않을 거예요."

-노동개혁은 꼭 넘어야 할 산 아닙니까?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사실 노동개혁은 정권 초기에 아니 초기보다도 들어가기 전에 이미 계획이 세워져야 하는 겁니다. 정권 초기에 밀어붙여야 되는 겁니다. 1~2년 밀어붙여 성과를 내고 거기서 다음 재집권이 가능하게끔 돼야 하거든요. 박근혜 정부 같은 경우 노동개혁을 하려고 했지만, 초기에 어영부영 지내다가 나중에 하려고 하니 그게 되겠어요? 그래서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도 별 의미가 없었다고 봐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을 일종의 노동개혁이라고 해가지고 시늉만 낸 겁니다. 예를 들어 대체근로 인정이라든가 하는 것은 논의 테이블에도 올라가지 않았잖아요, 그게 제일 중요한 건데. 박근혜 정부 때 노동개혁한다고 했을 때 제가 비판을 많이 했는데, 결국은 노동개혁을 하려다 못하니까 민노총에 당한 거잖아요."

-정부는 고용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니 왜 작년과 대비를 하나요? 이 정부가 들어선 후 2년 간을 비교해야지요. 작년 8월, 9월은 사상 최악의 고용 악화 시절인데, 작년 8월 취업자 증가가 2500명이었어요. 그런 기저효과가 있는데, 눈 가리고 아웅하는 거지요. 저는 그래서 모든 통계를 2년 전과 비교합니다. 분명히 나빠졌지요, 모든 기준에서 그렇습니다. 일자리 수도 주당 36시간 근로로 환산해 계산해보면 약 20만명(2017년 9월 대비 2019년 9월 16만8000명 감소) 줄었고, 노동총량도 최근 통계를 보면 전산업 4.0%, 2년 전에 비해서 24억 시간이 줄었습니다. 노동투입량과 설비투자가 주니까 당연히 저성장이나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는 거지요. 최저임금이 지난 2017년 대비 2019년 29.1% 상승하면서 경제성장률은 0.54%포인트 하락하고 향후 5년 동안 204.8조원의 국내총생산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계산이 되고 있어요. 결국 최저임금 과속 인상정책은 국민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명이 난 겁니다. 핵심 노동력인 30·40대 취업자는 41만8000명이 감소했습니다. 고용의 질 저하는 더욱 심각해요.주 17시간 근로자는 53만5000명, 18~35시간 근로자는 64만2000명 증가한데 반해 36시간 이상 일자리는 16만8000명이 줄었어요."

-주52시간근무제가 지금 기업 입장에서도 문제가 많지만 일하는 근로자 입장에서도 불만이 많은데요.

"당연히 불만이 많겠죠. 사실 노동개혁이라는 것은 개별적 고용관계에 있어서 근로기준법 중심에서 근로계약법 중심으로 바뀌어야 하는 거거든요. 근로도 계약에 의해서 되는 거잖아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서 계약이 이뤄지면 되는 거예요, 52시간을 하든 60시간을 하든. 그것을 지금 철저하게 막고 있는 거지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겁니다. 사실은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얘기지만, 미국의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권리의무를 규정하는 기본법은 관습법이에요. 불문법, 커먼로(common law)예요. 법이 없다고요. 왜냐하면 기본적인 계약에 의한 거니까. 예를 들어서 이런 겁니다. 근로자가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아무 제약 없이 이직할 수 있잖아요, 그렇다면 사용자도 아무 제약 없이 자를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예요? 이것이 임의고용(employment at will)원칙이에요. 즉 근로계약에 어긋나는 조항이 없는 한 근로자가 자유롭게 사직할 수 있듯이, 사용자도 언제라도 어떠한 이유로든지 아무 이유 없이 자유로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이 가능해요."

-한국은 근로자에게 경도돼 있는 노동법 체계를 갖고 있다고 봐야겠네요.

"미국에서는 근로계약을 할 때 사용자와 근로자가 동등한 권리를 가져요. 아무 때나 직장을 그만 둘 수 있는 것처럼 아무 때나 해고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거야 말로 진정한 이퀄푸팅(equal footing 동등한 관계)이라는 거지요. 그런 차원에서 노동시장을 유지하는 것과 일반 해고를 할 수 없는 경직된 노동시장으로 가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의 차이지요. 우리나라는 요원한 얘기인데 방향은 미국처럼 가야하는 거지요. 그렇지 않고 계속 경직된 노동시장으로 가면, 한번 생각해보세요, 어느날 도적과 같이 갑자기 통일이 된다 하면, 2500만 북한 인구가 다 복지 대상입니다. 노동인구로 편입이 안 돼요. 경직된 노동시장으로 이 사람들이 들어올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통일 대비 차원에서도 우리가 노동시장을 자유화해야 하는 겁니다. 굉장히 중요한 통일 대비 이슈인데 정작 통일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문재인 정부 들어 소수 귀족노조의 기득권은 강화됐고 취약계층 노동자들은 일자리가 줄면서 천대를 받고 있는데요.

"노동시장의 자유화 쪽으로 가야 하는데, 계속 보호한다고 해서 나아지지 않거든요. 결국 이 정부도 계속 근로자들을 보호한다는 것이 결과는 일자리는 줄어들었고 소득격차는 벌어졌고 뭐가 좋은 일이 있냐고요? 잘 된 게 뭐가 있냐고요? 경제학에 이런 말이 있어요. '인센티브 이즈 매터, 인텐션 돈트.'(Incentives matter, Intentions don't) 토마스 소웰(Thomas Sowell)이라는 경제학자가 한 유명한 말인데, 한 마디로 인센티브가 중요하지 인텐션은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취약계층 돕고 비정규직을 제로로 만들어 정규직화 하고, 의도는 얼마나 나이스하고 멋있어요? 그런데 인센티브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잖아요. 기업은 영리단체지 자선단체가 아니잖아요. 정책이 있으면 대책이 있다고 해요. 다 피해가려고 하고 꼼수 쓰려고 하고 그러잖아요. 그러다 보면 결과는 어떻게 되느냐, 소득격차는 벌어지고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어요. "

-기업인들은 노동3권이 계속 강화하는데 반해 경영자의 대항권은 그대로거나 악화하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노조 파업에 대해 대체근로를 허용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대체근로는 글로벌 스탠다드입니다. OECD 국가 중 대체근로가 허용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대체근로가 불법인 나라를 고용노동부가 줄기차게 찾았다는 거 아니예요? 그런데 찾긴 찾았어요, 우리나라 외에 대체근로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를. 그 나라가 바로 아프리카 말라위라는 나라래요. 제가 찾아보니까 말라위는 1964년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더라고요. 이 법을 만든 게 1964년 이후일 거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1953년 3월 10일 날 노동조합법을 제정하면서 대체근로 금지가 들어갔어요. 정전되기 전에 제정이 되면서 바로 시행에 들어갔어요. 재밌는 게 그 당시 일본에는 대체근로 금지가 없었어요. 우리가 일본 법을 베껴 썼는데, 이상하지 않아요? 속기록에 의하면, 전쟁 중에 파업이 일어납니다. 그 때 국회의원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되면 근로자가 어떻게 파업을 하느냐'고 주장해서 대체근로 금지가 됐다고 그래요. 물론 1987년 이전까지는 대체근로나 이런 것들이 노동조합 활동이 억압됐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었지만 그 이후엔 엄청난 효력을 발휘한 거지요. 그러니까 대체근로라는 것은 우리나라가 거북선이나 금속활자처럼 세계 문명사에 처음으로 고안한 제도인 셈이지요.(하하하)"

-그럼 어떡해야 하나요.

"튜이션(학습비)를 더 내야지요. 우리나라의 자유민주는 이승만을 비롯한 몇몇 엘리트들이 그냥 이식한 거잖아요. 우리는 피값을 지불하지 않고 값싸게 얻은 거라고요. 그 과정에서 우리가 6·25를 겪었지만, 뭐 전쟁을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쟁취한 게 아니잖아요. 이승만 같은 뛰어난 지도자가 우리한테 갖다 준거라고요. 이승만은 생각할수록 불세출의 영웅인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것에 대해 잘 모릅니다. 공기가 필수불가결한데 일종의 자유재니까 그 가치를 모르잖아요. 마찬가지로 자유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데, 사람들이 모르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우리가 계속 튜이션을 지불하고 나갈 수밖에 없는 거라고 봐요."

-우리나라 국민성 내지 민족성에서 연유하는 건가요.

"경제학에 이런 말이 있어요. '테이스트에 대한 설명은 없다.' 사람들은 인지상정으로 똑 같다고 가정을 하고 그 다음에 인센티브 구조가 어떠냐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고 설명을 해야지, 민족성 국민성이 어떻다고 설명을 하게 되면, 그것은 경제학자가 할 말이 아닙니다. 그건 사회학자나 심리학자가 할 말이에요. 경제학자는 사람은 똑같다는 전제 아래서 인센티브 구조가 어때서 이렇게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을 해야지 의미가 있는 거지, 국민성이니 근로자의식이니 하는 말을 하면 경제학자이기를 포기하는 겁니다. 경제학의 전제는 모든 사람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노융'(勞融) 개념을 제안해 '노융산업'을 키우자는 제안을 하시고 계신데요.

"자본의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 은행 증권 보험 리스 같은 중개기관이 있어 가지고 연결을 해주잖아요. 그리고 글로벌라이제이션이 돼 조금만 이상하면 다 빠져나가잖아요. 그러니까 금융시장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라갈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노동시장은 노동의 수요자와 공급자간, 예를 들어 종업원을 고용하려 할 때 이 사람에 대해 어떻게 알아요? 그래서 시험도 보고 면접도 보고, 합숙도 하잖아요. 그런데도 잘 모르잖아요. 그만큼 정보 비대칭의 문제가 심각한 거예요. 자본시장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의 중개기관이 잘 발달돼 있어요. 그런데 노동은 정보의 비대칭이 심각한데, 중개기관이 매우 제한적이에요. 노동시장의 중개는 알선·파견·용역·리스 같은 거거든요. 그런데 아까 얘기한 1953년 공표된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9조에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돼 있어요. 그래서 못하게 된 겁니다."

-현재 용역 파견 등 일부는 허용되고 있지 않나요.

"현재 중개기관 역할을 하는 것은 파견법에 의해서 31개 직종에 대해서, 예를 주차장 관리원이라든가 주유원이라든가 하는 이런 직종을 제외하고는 파견이 안 돼요. 알선도 굉장히 까다롭지요. 예를 들어 헤드헌팅도 아마 경영컨설팅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을 겁니다. 그 다음에 파출부, 간병인도 운영은 되지만 제약이 많을 겁니다. 아마 회원제로 운용될 겁니다. 건당 받지 못해요. 직업소개소라는 것도 매우 단순한 소개에 그치는 거예요. 예를 들어 교육, 훈련, 전직, 인사관리 같은 영역에서 미국에서는 PEO(Professional Employer Organization)라는 중소기업의 인사업무를 대행해주는 기업이 있어요. 월급 계산하고 보험, 세금 같은 것을 다 해줘요. 소위 말해서 조인트 임플로이먼트가 되는 거예요. 그 회사와 원래 다니는 회사와 함께 고용인에 대한 서비스를 다 해주는 겁니다. 미국에는 이런 일에 종사하는 인구가 500만명이나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것을 생각할 수 없는 거예요. 아예 회사 두 군데에 조인트로 고용된다는 것도 불법입니다. 맨파워라는 회사 들어보셨을 거예요. 유럽의 아데코, 이런 회사들은 세계 500대 기업에 들어가는 기업인데, 그런 회사들이 노동시장의 중개기관이거든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노동시장 중개기관이 굉장히 발달돼 있는 겁니다."

-노융산업이 발달하면 노동자 개인의 역량 강화와 취업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겠네요.

"잡 미스매치를 상당히 해결하고 정보 비대칭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 법 자체가 그걸 못하게 하니까 문제지요. 그러니까 노동개혁의 2대 중점 어젠다는 첫째, 아까 얘기한 대로 근로기준법 중심에서 근로계약법 중심으로 바뀌어야 하는 거고 둘째는 노융시장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이거는 진짜 블루오션이에요. 이걸 우리가 앞서서 잘 해놓으면 일본과 중국으로 진출할 수 있어요. 사실 노동조합이 이런 데를 파고 들어가야 해요. 자기들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이런 데거든요. 미국의 보고서들을 보면, 앞으로 노동조합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런 노융시장 쪽이에요."

-'노융산업'에 학계나 노동계, 정부 사이드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가요.

"제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제기했고 노융산업이란 말도 지금 저만 쓰고 있어요. 노동도 자본처럼 중개기관이 필요하고 만약 부작용이 일어나면 금융감독원처럼 '노융감독원'을 두어서 지도 감독을 하면 되는 거거든요. 여기에서 노동시장의 규제도 네거티브 방식으로 가야 하고요. 그런데 노융산업, 노융시장이 발달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가장 시급한 노동개혁 대상은 무엇인가요.

"지금 당장 해야 할 노동개혁은 파업 중 대체근로 허용, 직장점거파업 금지, 제조업을 포함한 모든 업무의 파견 허용, 화이트 칼라 초과근로 면제 등입니다."

-더불어 최근 발전소 파견근로자 사고로 인해 이슈가 된 '위험의 외부화 금지'인데요.

"위험의 외주화가 문제가 아니라 '위험 관리의 전문화'가 핵심이에요. 위험 관리를 전문화를 누가 할 것인가, 발전소가 자체적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외부 전문업체에 맡길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산재를 줄이는 건데, 위험 관리를 전문화해서 그것을 할 수 있는 기업에 맡겨야 하는 거지요."

-노동계가 ILO(국제노동기구) 기본협약 8개 중 미비준 4개 협약 비준을 압박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미비준 협약에는 국내법과 저촉되는 점이 있습니다. 특히 쟁점이 되는 협약이 87조(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협약)과 98조(단결 및 교섭권협약)입니다. 국내법에는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을 금지(타임오프제)하지만 ILO협약은 금지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업자와 해고자가 노조에 가입하는 것도 국내에서는 허용하지 않습니다. 고용노동부는 ILO 비준을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관련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과연 ILO 미비준 협약 비준이 그렇게 중요한 겁니까.

"ILO라는 단체는 임의단체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목을 맬 필요가 있나요. 우리나라는 우리만의 노동시장 관행이 있는 거고, 가장 적절한 선택이 무어냐는 것은 우리가 결정하면 되는 겁니다. 우리가 주체적으로 판단하면 되는 겁니다.거기에는 왜 주체사상이 안 들어갑니까?(하하하) 미국도 ILO 핵심조약을 비준 안 하고 있잖아요. 우리가 꼭 따를 의무는 없다고 봅니다. 유럽이 비준을 종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봐요. 우리는 대체근로도 허용 안 되고 있고 직장점거파업도 금지되지 않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 편으로 자꾸 가면 기업 노사관계는 더 어려워지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유럽의 노동조합은 산업별 노동조합이에요. 우리는 주로 기업별 노동조합이고요. 기업을 중심으로 할 때는 종업원만이 조합원이 되는 게 맞는 거죠."

-노동·사회 분야 문제를 범(汎)사회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해 해결한다는 취지로 만든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민노총의 참여 거부로 겉돌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위원회가 필요하고 또 효율적인가요?

"3자 논의의 장이라는 노·사·정은 기본적인 코퍼라티즘(corporatism)이거든요. 조합주의인데, 그 어원이 코퍼스(corpus)예요. 이건 신체라는 뜻인데, 사회유기체라는 의미예요. 한 몸뚱이처럼 돼야 한다는 것인데, 사회란 그런 게 아니거든요. 만약 코퍼라티즘으로 가면 전체주의로 갈 수 있어요. 그러면 하이에크가 말한 '노예의 길'로 가는 겁니다. 이건 배격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에 어긋나는 거라고 봐요. 이런 식으로 논의되는 것은 경사노위라든가 노사정이라든가 하는 것은 헌법에도 위배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도 들어요, 국회가 있는데. 그거야말로 몇몇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면 전체주의적이고 자유에 반하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치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좋은 메뉴지요. 말은 좋아요, 대화와 타협, 하지만 대화와 타협은 원칙을 지킨 다음의 얘기예요.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데 대화와 타협이 된다고 한다면 결국은 떼법만 승리한다는 거잖아요. 실질적으로는 노조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는 거라고 봐요. 그래서 거기서 나오는 결과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전체주의적 발상인거에요. 실제로 경사노위에서 이뤄진 게 없잖아요."

-문재인 대통령이 반환점을 도는데, 그간의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밀고 가겠다고 합니다.

"저는 오히려 잘 된 점도 있다고 봐요. 결국 잘못된 방향이니까 파국을 맞이하겠지요. 그러면 사람들은 파국에서 학습비를 지불하고 깨닫지 않겠어요? 저는 확실하게 학습비를 내고 배울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고 봐요. 안타깝지만 할 수가 없잖아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만류하는 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계속 가니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투표를 잘 해야 하는 겁니다. 이게 민주주의의 코스트인지 모르겠어요. 교훈을 받고 깨달으면서 가야지 그러지 못한다면 할 수 없는 거지요. 지금 같아서는 일반적인 국민들이 한 사람 한 사람 자각을 하고 돌아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이 정부가 긍정적인 면도 있어요. 국민들의 IQ(이념 지수)를 높여줬다는 거예요. 좌파가 뭐고, 사회주의가 무언지를 국민들이 비로소 상당한 정도로 알게 됐다는 겁니다. 이것도 우리나라가 발전하면서 거쳐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런 식의 정책을 펴서 국민들이 피부로 그 결과를 느껴 교훈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이건 낙관적으로 보는 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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