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업 K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온 일본 F사는 올해 3월 '최근 세금과 은행 수수료가 높아져 말레이시아 계열사에 현지 은행계좌를 개설할테니, 앞으로 물품 대금은 이쪽으로 보내달라'는 메일을 받았다. F사는 아무 의심 없이 말레이사 소재 은행으로 물품대금을 송금했다. 몇 주일 후 대금 입금이 안 된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K사는 F사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나서야, F사의 기업 메일이 해킹당한 것을 알게 됐다.
최근 5년간 코트라(KOTRA)가 수집한 무역사기 사례 중 30%는 이메일 사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는 14일 끊이지 않고 있는 무역사기 사례 분석과 예방 방법 등을 담은 '무역사기 발생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를 경기북부지방경찰청과 공동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1년간 세계 코트라 해외무역관에 접수된 한국 기업 대상 무역사기는 총 82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21%)와 중동(20%), 유럽(17%) 등에서 많이 발생했으며, 국가별로는 카타르와 태국, 터키, 중국에서 빈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카타르의 경우 현지 정부기관을 사칭해 입찰 수수료를 요구하는 사례가 특히 많았다.
유형별로는 물품을 선적했는데도 대금을 주지 않는 결제 관련 사기가 전체의 23%로 가장 많았고, 이메일 무역사기가 20%로 뒤를 이었다.
코트라는 지난 5년간 무역사기 사례를 종합해 보면 10건 중 3건은 이메일 사기였다고 설명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사기로 의심되는 이메일을 받을 경우 유선·팩스 등 다른 교신수단을 통해 반드시 재확인해야 한다"면서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최신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 철저한 이메일 관리도 필수"라고 조언했다.
코트라는 세계 84개국 129개 해외무역관을 통해 현지 기업 존재 여부와 대표 연락처를 확인해주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