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대형마트들이 이커머스로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초특가'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대기업 유통 체인만이 할 수 있는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통해 이커머스를 누르기는 어렵다고 본다. 일시적으로 고객을 끌어올 수는 있겠지만 결국 버티지 못할 방법이라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들은 11월 들어 '연중 최저 특가'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나란히 '10년 전 가격보다 싸게'를 콘셉트로 할인 판매에 나섰다. 10년 전 자사 행사 전단지에 기재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생필품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개점 26주년을 맞이한 이마트는 840원 삼겹살을 시작으로 400여종, 9300억원 규모의 상품을 풀었고 롯데마트도 '국민 체감 물가 낮추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걸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초특가' 강조는 올 초 이마트의 '국민가격'부터 본격화됐다. 이마트는 올해 들어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국민가격' 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였다. 정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이마트만의 초저가 구조를 만들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병당 4900원에 선보인 국민가격 와인은 30만병이 넘게 판매됐고 1880원(2ℓ 6입)짜리 국민워터는 다른 주요 생수들의 판매량을 합친 것만큼 팔렸다.
롯데마트도 '극한가격'을 내세워 초특가 제품을 선보였다. 계열사 공조·대량 주문으로 인한 단가 인하 등 대형마트의 특징을 살린 원가 절감 방식을 통해 이커머스보다 싼 가격을 강조했다. 지난 4월에는 '이마트, 쿠팡보다 싸게 판다'는 문구를 걸고 매일 오전 9시 단위당 가격을 비교해 최저가로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커머스 업계는 대형마트의 이런 '초저가 전략'을 그리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는 모양새다. 수십개에서 수백개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대형마트의 방식이 수십만개에서 수백만개의 제품을 취급하는 이커머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제품이 일부 시점에 저렴할 수는 있지만 다양한 품목을 1년 내내 싸게 팔 수는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이마트는 국민가격 행사가 본격화한 지난 상반기에 영업이익 444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 2018억원의 5분의 1수준이다. 롯데마트는 상반기에 150억원 적자를 냈다. 무리한 특가 경쟁이 수익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의 가격 혁신이라는 것이 결국 납품원가 낮추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상품·서비스 경쟁력 강화보다는 원가를 낮춰 가격 경쟁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이커머스를 상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 구조가 다른 이커머스와 가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며 "이대로라면 대형마트나 납품업체 중 하나가 버티지 못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공룡의 위기] ‘초특가’는 대형마트를 살릴 수 있을까](//contents.dt.co.kr/images/201911/2019111102109932060007[1].jpg "[유통공룡의 위기] ‘초특가’는 대형마트를 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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