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를 두고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당헌·당규상 1년이 되는 오는 12월 10일 임기를 마치고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과 '국회의원 잔여 임기가 6개월 이내일 경우 의원총회 결의를 거쳐 의원 임기 만료까지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강조하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유기준 한국당 의원은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나 원내대표 임기가 1년으로, 오는 12월 10일 만료된다"며 "원내대표 임기는 1년으로 한다는 당헌 규정이 있으므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서 다음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사실상 나 원내대표의 유임에 반대 뜻을 표명한 셈이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는 데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서 원내지도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과 일각에서 피어오르고 있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의 갈등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소·고발된 한국당 의원은 60여명에 달한다. 또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가산점 발언'등과 관련해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11일 선출됐다. 1년을 계산하면 오는 12월 10일까지가 원내대표 임기인 셈이다. 다만 당규에는 예외 조항이 존재한다. 한국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에 관한 당규 제24조 제3항을 살펴보면 국회의원의 잔여임기가 6월 이내인 때에는 의원총회의 결정에 의해 임기 만료 시까지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의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대 국회의원의 임기는 2020년 5월 29일까지로 조건을 충족한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임기 문제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모양새다. 총선 공천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원내대표직을 노리는 중진 의원들의 도전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차기 원내대표로 거론되는 인물은 유 의원(4선)을 포함해 심재철(5선), 강석호(3선) 등이다.
나 원내대표 측은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나 원내대표가 작년 12월 11일 선출돼서 오는 12월 10일까지가 임기인 것은 원칙적으로 맞다"면서도 "당헌·당규상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남은 임기가 6개월 이하인 경우에는 의원총회에서 다시 결정하기로 돼 있다. 당헌·당규상에 있는 이야기 밖에 들려드릴 수 없다. 그 외의 생각이나 의견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임기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표명한 적이 없다"면서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것을(임기를)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