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계획 발표 후 이틀만에 강남에서 평당 1억 아파트가 등장한 것과 관련해 "제가 말한 평당 1억은 시세가 아닌 분양가였다"며 말을 바꿨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국토부 국감에서 김현미 장관이 지난 8월 12일 분양가상한제 시행 계획을 발표한 뒤 이틀만에 강남에서 평당 1억원짜리 거래가 이뤄졌다며 부동산 정책을 전반적인 실패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당시 언급한 평당 1억원은 아파트 시세가 아니라 분양가였다며 반박에 앞서 자신의 발언 내용 자체를 바로잡았다.
김 장관은 분양가상한제 시행 계획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8월 1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경기도 과천의 민간택지 아파트 평당 분양가격이 4000만원까지 나왔다는 것은 강남에서 (평당) 6000만원, 8000만원이 나온다는 것이고 시세가 1억원이 된다는 것인 만큼, 이런 시그널(신호)을 막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분양가상한제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9·13 대책 발표 직후 32주간 아파트값이 안정됐고 공급평형 기준 30평 이하 아파트의 무주택자 분양 당첨률이 99%에 이르는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 시장이 안정됐다고 자평했다.
이와 관련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999년 이후 서울 주요 34개 아파트값 추이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이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연간 상승 폭이 810만원으로 노무현 정부(450만원)의 2배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국감을 하루 앞두고 정부가 '관리처분인가 아파트 단지 분양가 상한제 6개월 유예' 방침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경욱 의원 등 여러 의원은 6개월 유예기간을 둔 것은 분양가상한제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한다는 정부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집값 과열 상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분양가상한제 확대를 위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는 즉시 작동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장관은 동 별 '핀셋 지정'과 관련해 단순히 몇 개 동만 하는 것이 아닌 시장 안정을 저해하는 동은 숫자와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지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도 유예기간 6개월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분양가상한제에서 제외되려면 6개월간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고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까지 해야하는데, 관리처분인가 신청에서 입주자 모집 공고까지 3년 넘게 걸리고 가장 짧은 기간으로 알려진 과천 A단지조차 10개월 이상 소요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관리처분인가를 새로 신청해야 하는 단지는 어려울 수 있지만,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는 충분히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서울 61개 단지 가운데 약 절반 정도는 (6개월 내) 입주자 모집 공고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반박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