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6일 서울 용산구 현대차 옛 원효로서비스센터 앞에서 직접 수소연료전기차 '넥쏘'를 맞았다. 차에서 내린 박영선 중소기업벤처기업부 장관은 "뉴욕에서 굉장히 큰 걸 발표하셨던데"라며 정 수석부회장에 인사를 건넸다. 미국 뉴욕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직후였지만, 정 수석부회장은 피곤한 기색 없이 웃음으로 화답했다.
정 수석부회장과 박 장관이 만난 이곳은 현대차가 진행하는 '제로원 데이(ZER01NE Day)' 행사가 열린 곳이다. 이는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 내 제로원에서 스타트업과 예술가를 지원하기 위한 행사로, 작년부터 올해까지 2회째 열리고 있다.
제로원은 이번 행사에서 '모든 것의 무경계'라는 주제로, 예술과 기술, 산업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 수석부회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유롭게 아트와 테크놀로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당장 사업 같은 것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제로원데이에 참가한 업체에 현대차는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예술가의 신규 창작활동과 스타트업의 육성을 지원한다. 제로원은 지원받는 이들에 '놀이터'나 다름없다. 놀이터에 들어온 인원들은 하고 싶은 대로 놀기만 하면 된다.
행사장으로 들어선 박 장관은 정 수석부회장에 "오늘 완전히 스타트업 차림으로 오셨다"고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하늘색 셔츠 소매를 걷고, 연한 회색 계열의 긴바지에 갈색 단화를 신었다.
박 장관은 행사장 내부를 둘러보며 "이거 완전 도시 재생이네요"라고 했다. 행사 장소인 원효로서비스센터는 지난 2016년 부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 모두 고양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회장님이 처음 시작하신 건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정 수석부회장과 박 장관은 대부분 스타트업 기술 시연을 보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기술 시연은 대부분 자율주행에 관한 것이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 업체 앱티브에 외부 기업에는 역대 사상 최대 규모로 2조4000억원을 쏟아부은 것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예술 작품 몇 점과 스타트업 기술을 관람한 이들은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박 장관은 "뉴욕에서 큰 걸 발표하셨던데 잘하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정 수석부회장은 투자한 업체인 앱티브에 대해 설명하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답했다.
대화를 마친 박 장관은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스테이지에 올라 관람객에 간단한 인사말을 했다. 그는 "과거 현대차가 처음 포니를 수출했을 때 워싱턴 포스트가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사를 썼고, 제가 로스앤젤레스 특파원을 했을 때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서 현대차가 세계 5위 업체 반열에 들 수 있을지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사를 썼었다"며 "현재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한 업체"라고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인사말을 마친 박 장관을 넥쏘까지 배웅했다. 인사를 마친 이후 돌아가는 길 박 장관은 창문을 열고 "넥쏘 차가 아주 좋다"고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안전벨트 하시라"며 웃었다.김양혁기자 mj@dt.co.kr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부터 오른쪽으로)과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서울 용산구 옛 현대차 원효로 서비스센터 부지에서 열린 '제로원 데이' 행사장에서 전시를 둘러본 뒤 음료를 마시며 대화하는 모습. 박동욱기자 fuf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