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1.25%일 때도 있었다. 현 기준금리(1.50%)가 역사적으로 최저점은 아니다. 현재 경제상황에 필요한 금리정책을 운용할 때 금리수준이 문제가 되는 단계는 아니다. 금리를 인하할 여력은 충분하다."
18일 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서울 중구 한은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동결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신 위원은 조동철 위원과 함께 기준금리를 현 1.50%에서 1.25%로 내리자는 소수의견을 냈다.
최근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성장률이 2%를 밑돌 가능성이 있어 기준금리를 인하해 민간부문의 수요 둔화추세를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신 위원의 의견이다. 신 위원은 "최근 거시경제상황을 통화정책 기조판단의 표준적인 방법론의 관점에서 볼 때, 1.25%의 기준금리가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이에 신 위원은 "지금 인플레이션 급상승 징후는 어느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기조적인 팩터인 근원물가상승률이 중요한데 당연히 그 기조로 보면 현재 상황이 디플레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 위원은 "그러나 1%대 근원물가상승률은 처음 있는 일이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근원물가상승률은 전년누계비 0.8% 그쳤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0%를 기록해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또 신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의 하락은 통화당국의 금리정책을 무력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기침체기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기대인플레이션이 과도하게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면 효과가 없다"면서 "이는 저성장시대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경제주체들이 예상하고 있는 미래의 인플레이션이 기대인플레이션이다.
특히 신 위원은 자국에 최적인 가중치를 찾아 금리정책을 집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 위원은 "나라별로 환율안정 등 중시하는 부분이 다른데 한은의 경우 금융안정에 부여한 가중치가 높았다"면서 "통화정책에서 최적의 가중치는 불변이 아니라 상황에 의존하는 만큼 금융건전성이 악화된 게 아니라면 새로운 상황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위원이 눈여겨보는 상황은 작년 하반기부터 세계 교역의 둔화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수출이 급감하고 설비투자가 줄어들었다. 신 위원은 "최근 경제 지표 중에서는 유가보다 중국의 산업생산지표가 의미가 있다"면서 "대외환경 중 교역의 정체가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4% 증가에 그쳤다. 이는 2002년 2월 이후 17년여 만에 최저치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신인석 금융통화위원이 18일 한국은행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대인플레이션의 하락은 통화당국의 금리정책을 무력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신 위원은 2016년 4월 금통위원 임기를 시작했다. 한국은행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