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나 약물을 파스를 붙이듯 손상된 조직에 부착해 효능을 높일 수 있는 신개념의 패치가 등장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조승우 연세대 교수와 신지수 박사, 최동훈 연세의료원 교수 연구팀이 미용을 위한 마스크팩이나 컨택트렌즈처럼 젤리와 같은 특성을 지닌 '하이드로젤 테이프'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식하거나 주사하는 대신 테이프처럼 붙이는 방식으로 기존에 비해 줄기세포나 약물을 쉽고 효과적이면서 안전하게 손상된 조직에 전달할 수 있다. 연구팀은 홍합이나 멍게 같은 해양생물의 수중 접착력을 본 뜬 '히알루론산' 기반의 하이드로젤을 붙이는 패치 제형으로 변형해 기능성과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특히 하이드로젤 패치 내부에 형성된 나노섬유 구조가 세포의 생착을 도와 약물전달 효율을 높인다. 연구팀은 심근경색 실험동물에 하이드로젤 패치를 테이프처럼 붙이고, 그 위에 줄기세포를 주입해 패치 내부에 흡수되도록 했다. 그 결과, 심장기능이 개선됐고, 심근비대증도 완화되는 등 심혈관 조직의 재생을 돕는 것을 확인했다.
줄기세포 외에 하이드로젤 패치가 유용단백질을 전달하는 데도 효과가 있었다. 상처 치료에 사용되는 혈관유도성장인자를 패치에 주입해 생쥐의 상처 부위에 붙이자, 자가치유가 힘들 정도로 컸던 상처 부위가 빠르게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패치가 생쥐의 간, 소장, 위 등 다양한 오가노이드(실제 인체 조직과 구조적·기능적으로 유사한 장기 유사체)를 원하는 위치에 부착할 수 있다는 것도 규명했다.
조승우 연세대 교수는 "세포와 약물을 전달하는 기존 방식의 단점을 극복하고, 하이드로젤 테이프를 이용해 줄기세포 및 약물을 손쉽고 편리하게 질환 부위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지난 2일자)'에 실렸으며, 과기정통부와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이뤄졌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연구팀이 개발한 '히알루론산 기반의 하이드로젤 테이프' 개념도로, 히알루론산 패치를 제작해 세포나 오가노이드 및 약물 치료제, 인공조직 모사체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