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쟁 시대, R&D 보안·기술보호 체계 새판 짜야"

장항배 교수, 토론회서 강조
"국방기술 등 보안 등급 미흡
상·중·하로 정밀하게 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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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쟁 시대, R&D 보안·기술보호 체계 새판 짜야"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보호무역주의 시대 대응 토론회에서 박준석 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장(왼쪽 두번째부터), 장항배 중앙대 교수, 김민배 인하대 교수, 강선준 KIST 박사 등이 토론을 하고 있다.

안경애기자

"경제전쟁 시대에 R&D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업보안·기술보호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 차원의 R&D(연구개발) 보안·기술보호 체계를 새로 짜야 한다. 신보호무역주의와 기술패권 전쟁을 맞아 R&D·산업현장의 기술유출을 막기 위한 보안·기술보호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항배 중앙대 교수(산업보안학과)는 19일 국회에서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과 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가 연 토론회에서 "기술 해외 유출사고 피해가 심각한데 연구보안에 대한 국가 차원의 투자가 부족하고 R&D 현장의 인식도 극히 낮다"면서 "'R&D 보안' 개념을 서둘러 도입해 체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기술, 수입대체 기술, 선도기술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전략 R&D과제에 대한 보안등급과제 지정이 미흡하다는 게 장항배 교수의 지적이다.

장 교수는 현재 보안·비보안으로 구분된 연구보안 등급을 상·중·하로 구분해 정밀하게 관리할 것을 제안했다. 또 R&D 예산의 일정 규모를 연구보안에 배정하고, 적정 규모 이상 출연연과 R&D 과제에 연구보안관리자를 의무 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연구자료, 산출물, 성과물에 대한 전주기적 보안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국가연구개발관리규정이나 국가연구개발특별법(안)에 연구보안 관련 내용을 추가하거나 별도의 연구개발보안관리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선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는 "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방안은 긴급 진통제이고, 이번 이슈를 계기로 국가R&D 체계의 구조적 문제 개선에 나서야 한다"면서 "그동안 따라잡기형 R&D에 집중하다 최근에는 퍼스트무버형으로 전환했는데, 따라잡기와 퍼스트무버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효과적으로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기술의 국산화는 불가능한 만큼 세계 산업생태계를 분석해 기술 로드맵을 수립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고, 이 과정에서 출연연 R&D 예산의 10% 정도는 운용 재량권을 기관에 줘서 정책지정 방식의 장기 연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 박사는 전략품목 산업기술 지원을 위해 무빙 타깃 방식으로 목표와 사업방식을 바꾸는 유연한 R&D 지원체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또 기업의 상용화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출연연이 선 자체예산 투입 후 사업화를 추진하는 후분양제 형태의 산업R&D 강화방안을 제시했다. 출연연 기관 자체 예산의 10% 정도는 산업R&D 강화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이에 대해 유연한 R&D 절차를 적용하자는 것이다.

윤경숙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전략과장은 "소재·부품 분야에서 대학이 원천기술 확보·개발과 인력양성 역할을 하는데, 반도체가 산업적으로 성숙했다는 이유로 그동안 정부 R&D 투자가 미흡하다 보니 인력양성 기반이 무너졌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고, 정부 R&D 전략에 반영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상황은 출연연의 전략적 역할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출연연 보유 기술의 민간 이전과 출연연의 중소·중견기업 현장 기술지원이 잘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의원은 "최근 기술패권 전쟁으로 나라의 명운까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협업이 우선인 만큼 연구계와 학계, 산업계의 칸막이를 혁파하고 긴밀한 협력체계를 작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R&D 혁신, 연구성과물 보안·보호, 기술보호 등 다각적인 국가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석 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장(용인대 교수)은 "올해 정부 R&D 예산이 올해 20조5300억원으로 늘었지만 기술보호 예산은 2016년 16억6000만원, 2017년 12억5000만원으로 턱없이 적다"면서 "기술보호 관련 투자를 확대해 기술패권 시대에 효과적인 대응전략을 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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