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취임 인사차 국회를 찾은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균형 인사'를 당부했다. 윤 총장이 취임 후 단행한 인사에서 공안통 출신들이 주요 보직에서 밀린 것을 지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공안 검사 출신이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윤 총장의 예방을 받고 "검찰은 준사법기관으로서 법원과 경찰을 인권적 차원에서 잘 견제해 국민들의 인권을 굳건하게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며 "그런 점에서 균형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번 인사 결과를 보면 중요한 보직을 특정 영역의 검사들이 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선배들의 우려이기도 하니 잘 경청해 달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형법에는 개인적 법익을 해한 죄, 사회적 법익을 해한 죄, 국가적 법익을 해한 죄, 3종류의 범죄 영역이 있는데 그에 맞는 검찰 인사들이 배치돼야 하지 않느냐"며 "그런 의미에서 편향적인, 한쪽으로 치우친 인사가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황 대표는 또 공정한 수사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에서 고소·고발한 사건들이 70여 건 되는데 그중 아주 일부만 처리되고 사실상 유야무야됐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과연 그렇다면 공정한 수사가 되겠느냐는 우려들이 있다. 총장에 취임했으니 이런 부분들도 면밀히 살펴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검찰을 잘 이끌어달라"고 요청했다.
윤 총장은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일 때 보고 6년 정도 만인 것 같은데 건강한 모습으로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다"면서 "지금은 공당 대표이지만 검찰 대선배인 황 대표가 검찰에 늘 깊은 관심을 가져주고 좋은 지적을 해줘 감사드린다. 지적한 부분들을 검찰 업무 처리하는 데 있어 신중하게 받아들여 잘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사법연수원 13기, 윤 총장은 23기로 검찰 선후배 관계다. 두 사람은 윤 총장이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장을 맡았을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 대표의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악연'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황 대표와 윤 총장은 이날 20여 분 동안 비공개로 대화를 이어갔다. 황 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 개혁과 인사 관리를 잘 해달라고 이야기했고 (윤 총장은)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다만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 관련 고소·고발건과 관련해서는 "두 사람 사이의 관심사는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