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량을 일부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고 못을 박았지만, 대신 일부 메모리 생산라인을 센서 등 비메모리로 전환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메모리 생산라인 일부를 이미지센서 생산으로 전환한다며 비슷한 방식의 감산 계획을 내놓은 적이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부 생산라인의 생산제품을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어제 올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이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 수요 등 상황 변화에 대응한 전략은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미 올 상반기에 일부 낸드플래시 생산공정을 연구개발(R&D) 설비로 전환하는 등 시장 수요에 대응했고,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도 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는 웨이퍼 투입을 줄이는 방식의 인위적 생산물량 감축은 없지만, 생산공정 전환 등으로 일부 메모리 생산 라인을 이미지센서 등 비메모리쪽으로 돌릴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메모리사업부의 전세원 부사장은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반도체 감산 여부에 대한 질문에 "반도체 수요 변동에 따라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화성캠퍼스 12라인 낸드플래시 생산설비에 대해 "최근 낸드 수요가 플래너(평면)에서 (3D 등) V낸드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상반기부터 일부 플래너 캐파(생산설비)를 R&D로 전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화성캠퍼스 13라인에 대해 이미지센서 라인 전환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전체 반도체 라인의 효율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고 밝힌 뒤 "D램 업황의 중장기 전망과 이미지센서 수요 전망, 라인 효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평택 2라인의 경우 계획대로 내년까지 완공할 예정이지만, 생산 제품은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1z나노 D램 등 메모리 양산을 예상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해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은 이날 투자 보고서에서 "인위적으로 웨이퍼 투입을 줄이기보다 라인 효율화와 공정전환으로 인한 캐파(생산능력) 감소로 생산량과 재고를 줄여간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량을 일부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