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계속된 집안싸움으로 내년 총선에서 존재감을 잃어버릴 처지에 놓였다.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의 재신임을 다루는 혁신안을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연일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은 급기야 지난 24일부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혁신위 의결 안건의 최고위 상정과 혁신위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고위 불참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양측 간 갈등의 불씨는 전·현직 지역위원장들에게도 옮겨붙었다. 전·현직 지역위원장 132명은 25일 손 대표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당 내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면서 내년 총선을 기약할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손 대표는 "당권 싸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어떻게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치구조 개혁에 앞장설 것인가, 제3당으로서 새로운 길과 역할을 모색할 뿐"이라고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바른미래당과 마찬가지로 내홍을 거듭하고 있는 평화당은 '정계개편'이 더욱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평화당 내 비당권파 의원들은 지난 17일 당권파 의원들과 갈등 끝에 제3지대 신당 창당을 목표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를 발족했다.
특히 평화당의 내분은 징계 문제로까지 치달을 기세를 보이고 있다.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 등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은 정동영 평화당 대표의 당 운영 방식을 문제 삼으며 지난달 17일부터 최고위에 불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평화당 당기윤리심판원은 오는 31일 비당권파인 양미강 최고위원 징계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계속 당무를 거부하는 것은 명백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평화당은 유 원내대표 징계위도 조만간 개최할 방침이다. 또 징계 청원이 제출되지 않은 최경환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직권으로 징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의 지지율은 밑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양당의 내홍 사태가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서 민심 또한 더욱 동요할 것으로 전망된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