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하이닉스가 2분기 63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89%나 급감했다. 시장 예상치에도 크게 못 미치는 부진한 성적표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실적 회복을 전망하면서도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 생산도 줄이겠다는 계획은 내놓았다. 아울러 신규·증설 투자도 큰 폭으로 줄이는 등 속도조절을 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6조4522억 원, 영업이익 6376억 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38%, 89% 급감했고, 전 분기와 비교해도 5%, 53% 감소한 숫자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평균(7441억원)과 비교해 1000억원 이상 줄어든 숫자다. 지난해 50% 안팎이었던 영업이익률은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화사 측은 "수요 회복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가격 하락폭도 예상보다 컸다"며 "D램은 수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바일과 PC 시장에 적극 대응해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13% 늘었지만, 가격 약세가 이어져 평균판매가격은 24%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회복세로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40% 증가했지만, 평균판매가격은 25%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먼저 D램의 경우 서버용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모바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PC와 그래픽 D램 수요는 2분기 말부터 회복하기 시작했고, 하반기에도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공급 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빠르게 줄어들며 수급 불균형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져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시장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과 투자를 조정할 계획이다. 먼저 D램은 생산 캐파(생산능력)를 4분기부터 줄이기로 했다.
회사 측은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D램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감소 영향이 더해져 내년까지 D램 캐파는 지속해서 줄어들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으로 줄일 것이라 덧붙였다.
투자도 큰 폭으로 줄일 예정이다. 회사 측은 "청주 M15 공장의 추가 클린룸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는 수요 상황을 고려하며 재검토할 계획"이라며 "내년 투자금액도 올해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대신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 개발과 고용량,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판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D램은 10나노급 1세대(1X)와 2세대(1Y) 생산 비중을 연말 80%까지 높이고, 10나노급 2세대 공정을 적용한 제품은 하반기부터 컴퓨팅용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72단 중심으로 운영하되, 하반기부터 96단 4D 낸드 비중을 늘려 고사양 스마트폰과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 128단 1Tb TLC(트리플레벨셀) 4D 낸드도 양산과 판매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생산과 투자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메모리 중장기 성장에 대비해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