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구행정 전문화 시급하다

이성국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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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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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연구행정 전문화 시급하다
이성국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교수
한국은 GDP 대비 R&D 투자 비율 세계 1위, 규모로는 세계 5위, 정부 R&D 성공률 98%이다. 반면 기술이전률 18%, SCI 편당 피인용 50개국 중 32위, 미국 등록특허 80% 피인용 지수 제로다. 이런 성적표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70년대 1인당 GNP 2000달러 시절에 탄생한 출연연들이 2019년 3만달러 시대와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나. 거버넌스가 변한 것 외에 R&D 효율성,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스템과 프로세스 혁신은 무엇이 있었나. 그냥 연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 것인지, 기술경영에서 얘기하는 R&D 패러다임이 크게 달라진 것도 없이 아직 2~3세대에 머물러 있다.

이공계 출연연은 연구비 5조원, 행정인력 1500여명, 1인당 관리연구비 33억원이다.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 안주한다면 생산성·효율성 향상을 가져오는 혁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가 연구개발 기반을 담당하는 다른 축은 대학이다. 연구비 7조원, R&D 업무를 관리하는 산학협력단 R&D 간접비가 7000억원이다. 연구행정 정규직원은 약 1000여명으로 1인당 관리 연구비가 70억원이다. 대학은 R&D 혁신의 플랫폼이며 멀티 플레이어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대학 R&D 행정시스템이 현재와 같다면 연구 성과 미흡, 연구비 부적절 사용 등 연구관리 부실로 인한 문제는 계속될 것이다.

세계경제는 2014년 이후 뉴노멀시대로 진입하고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60~90년대 7~8%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다가 90년 후반부터 하락추세다. 장기적으로 보면 20년 전부터 5년마다 약 1%씩 하락하고 있다. 경제역동성이 저하되면서 지속적 경제성장에 중요한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하락하는데, 생산성 향상 없이 2040년이 되면 잠재성장률이 제로에 다다를 위험성이 높다고 학자들은 경고한다.

경제성장률을 높이는데 총요소생산성 증가는 매우 중요하다.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전 총요소생산성의 경제성장률 기여도는 3.5%였으나 2008년부터 2015년까지 1.9 %로 낮아지면서 저성장시대에 접어들었다. 출연연 R&D 생산성, 효율성에 대한 우려와 문제가 나온 것도 비슷한 시기이다. 그러면 출연연과 대학의 R&D 효율성·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여러 가지 대안들이 있을 수 있지만 한 가지 방법은 '연구몰입'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선진국과 비교해 R&D 효율성과 생산성이 매우 낮은 이유는 연구에 몰입할 수 없는 연구환경과 연구행정 전문가가 부족해 생기는 연구원의 행정업무 부담 증가가 꼽힌다. 과총이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R&D 투자 대비 성과를 높이는 최선의 방법은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신뢰기반의 제도혁신'이라고 나타났다.

정부는 출연연 역할과 미래 방향 정립에 고민하고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출연연 연구행정 선진화다. 연구자 중심 연구행정을 추진하기 위해 연구행정의 전문성을 갖추고 연구자 밀착지원이 가능한 전문 '연구행정' 인력양성이 매우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출연연도 연구지원 인력의 전문성 부족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보고 전문성 강화를 경영목표로 삼고 있다. 대학의 산학협력단도 전문적 연구행정 지원 강화, 연구자의 연구집중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UST는 보다 적극적으로 정부와 출연, 대학의 연구행정 전문인력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전문 인력양성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단기간에 모든 수요를 충족시킬 수는 없으나 꾸준히 전문인력을 양성해 연구행정 선진화, R&D 생산성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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