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수돗물의 불순물을 걸러 주는 '정수 필터'가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존 식수용 정수기에 더해 가정용 자연여과 정수기, 샤워기용 정수 필터 등 물을 사용하는 모든 곳에 필터를 사용하는 추세다. 최근 녹이 섞인 '붉은 수돗물' 사태가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발생하는 등 '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정수 필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1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을 필터로 걸러 주는 정수필터 샤워헤드 등 정수필터 수도용품 매출은 2015년 3억원(2만개)에서 지난해 7억원(5만8000여개)로 2년 새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엔 성장세가 더 가팔라 매출 18억원(17만개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최근 인천과 부산 지역 등에서 '붉은 수돗물' 이슈가 이어지며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샤워필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쿠팡은 자체 생활용품 브랜드 '코멧'을 통해 샤워필터를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럽에서 많이 쓰이는 여과식 정수기까지 국내에 선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자연여과 정수기 '일렉트로맨 혼족 정수기'를 오는 16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혼족 정수기는 전기 없이 여과 필터만을 통해 수돗물을 정수해 주는 제품이다. 주전자 내에 필터를 장착하고 수돗물을 넣으면 내부의 이중 물통에 깨끗하게 정수된 물이 흐르는 방식으로, 필터만 주기적으로 교체해 주면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마트 측은 "1~2인 가구는 정수기를 구매/렌탈하거나 생수를 매번 사 먹는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스럽고 번거로울 수 있다"며 "일렉트로맨 혼족 정수기는 필터 1개당 250ℓ의 수돗물을 정수할 수 있어 필터 4개 들이 제품을 구매할 경우 1000ℓ의 물을 정수할 수 있어 생수보다 10배 저렴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1000ℓ는 생수 페트 500병 분량"이라며 "플라스틱 사용량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수돗물 품질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일부 사례를 들어 과도한 '공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유엔이 발표한 국가별 수질지수에서 한국은 122개국 중 8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수돗물 음용률은 5% 수준에 불과하다. 프랑스, 캐나다 등 주요 국가의 수돗물 음용률이 50%를 웃도는 것과 상반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돗물 품질이 높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일말의 불안감이 있어 정수기나 정수필터 등을 사용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수질안전제품'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유통업계에서 수돗물의 불순물을 걸러 주는 '정수 필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제공>
